- 시작일 2020/10/23
- 158일차 2021/03/29
- 오늘 읽은 책
1. 원칙 - 레이 달리오 - 한빛비즈, 고영태 역
490p ~ 715p - 226p
- 158일차, 715페이지 짜리 벽돌을 또 한권 끝냈다. 백과사전같은 구성의 책이라 고역인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읽어서 좋았다. 책 자체는 예전에 빌게이츠 픽이라 혹해서 사놓고는 벽돌이라 묵히고 잊혀졌던 책인데, 요전번에 책장 정리하면서 다시 꺼내보면서 읽게 되었다. "원칙", 제목도 간지나고, 디자인도 간지난다.
레이 달리오가 낳아 기른 아이디어 성과주의를 거칠게 소개하자면 이 문장을 인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중에 의한 통치는 금지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지만, 모두에게 판정을 내릴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 512p
그는 아이디어 성과주의를 독재도 민주주의도 아닌 시스템이라 소개한다. 애매모호한 소개에 있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니, 관리자를 필두로 아래로 넓어지는 직원 비율의 형태를 가지는 피라미드 구조가 이중 삼중으로 겹친 거대한 피라미드이면서, 동시에 정보의 순환이 가장 밑바닥까지 극단적으로 소용돌이치는 투명한 바다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둘 중 어느것도 아닌 제 3의 시스템이라기 보다, 둘의 방식이 자연스레 혼재된 상태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자가 발전을 거듭하며 유지되는 시스템에 가깝다. 레이 달리오가 1인 회사로 시작해 40여년에 걸쳐 1500명 규모의 세계 최대 펀드회사로 성장하는 동안, 생명의 고리를 이어오면서 수많은 실패가 빚어낸 진화의 산물 같기도 하다. 그 덕에 이 시스템은 인위적으로 구성한 사상의 형태가 아닌 기능의 형태를 지닌다. 그의 대원칙들 중 하나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제로 기능하며 이후로도 발전이 가능하도록 이끌 원칙이니, 실용주의에서 그 탄생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쨎건, 그의 자손이 일구어낸 일생의 궤적이 스스로를 입증하며 아버지의 말에 신뢰도를 높여주니 믿어 볼 만하지 않을까?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실제로 도움이 됬던 원칙들을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조직이 더 좋은 성과를 내기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 밝히고 있으니, 독자로서는 득이면 득이지, 해는 아니다. 그는 인생의 제 3막에 들어섰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이양하고 자유를 만끽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원칙들을 정리하며 백과사전처럼 사용할 책이 되길 원한다고 했는데, 과연 문학성도 거의 없고, 사상이나 개념을 논증하거나 탐구하는 분량도 적다. 인생의 이야기를 곁들여 감칠맛을 살짝 더해주는 부분을 제외하면 읽는 맛도 거의 없고, 많은 원칙들과 해설의 표현은 정말 상투적이기까지 하다. 그야말로 원칙의 백과사전이다. 더구나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이다보니 읽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가 읽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가 목표 달성을 위해 수립한 원칙과 원리에 대해 무시무시할 정도로 기능적인 개념들을 도입하는 한편, 그 개념들의 기반이 사례를 가능한 가장 실용적이고 근본적인 수준까지 분해해 명문화함으로써 원인을 다층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검증한 덕분임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문제의 진단과 해결을 위해 어떤 식으로 개념을 구분하는지 머리가 띵한 부분도 종종 있었고, 세부사항까지 살펴본다면, 그가 실제로 말단직원부터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체계화했음을 알 수 있다.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의사결정의 과정은 모두 기록되어 문화의 일부이자 발전의 기반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모든 이가 그 모든 것을 보면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아야한다. 레이 달리오는 이것을 극단적 투명성과 개방성이라고 불렀다. 여기에 브리지워터가 세운 성공 신화가 더해져 원칙의 신뢰도는 매우 높다.
신뢰도, 아이디어 성과주의가 독재도, 민주주의도 아닌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유다. 신뢰도 시스템이란,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소수의 관리자가 권력을 독점해 하향식으로 내리꽂거나, 모든 구성원의 권력을 동등하게 취급해 다수결을 따라 상향식으로 올려치는 대신, 그 사람의 성과에 기반해 신뢰도를 측정한 후, 권력에 가중치를 두는 시스템이다. 권력에 가중치를 둔다니, 언뜻 불공정해보이는 이 방식은 째깍째각 돌아가는 시계 바늘이 신데렐라의 마법을 풀어버리기 전에 왕자와의 만남을 이루어지게 하기 위함이다. 일부러 구두를 벗기려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리도 사실 의견을 차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나? 다만 브리지워터의 시스템은 그 근거를 객관적으로 분석된 성과 데이터에 기반한다. 바로 여기에서 레이 달리오는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알고리즘 기반의 의사결정이 곧 상용화될 것이라 믿는다. 반면, 인간은 알고리즘의 노예가 아닌 협업자이며, 컴퓨터 속에 입력된 원칙과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극단적 투명성과 개방성을 유지하며, 인간과 컴퓨터의 교차검증 방식 역시 필수적이라며 인간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한다.
그는 인간, 특히 개인의 자질과 특성을 중요시하며,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올바르게 또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고여서 썩은 물은 흘러야하고, 잘못된 부품은 갈아끼워야한다. 회사 차원에서 심리학자들과 함께 연구한 개인의 특성과 업무 사이의 연관성은 브리지워터의 직원을 살아있는 부품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기계와 부품의 비유는 역설적으로 그가 직원의 행복과 향상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비생산적이고 악의적인 행위를 제거하려 기울인 많은 노력의 일부인데, 이 상투적인 표현이 원칙으로 나타나 시스템으로 체계화되었고, 그 시스템이 이 책으로 명문화되었다. 신뢰와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이 시스템은 투명성과 개방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한다. 그의 말마따마 스스로가 전체로 통합되지 않은 개인의 이중성이 그를 믿을 수 없게 하며, 이것이 장기적인 문제와 처리비용의 발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뢰라는 개념이 효율과 기능에 필수적이란 생각이 드는데, 악용 가능성에 대한 여러 안전장치들도 마련되어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사려 깊은 반대의견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익명의 '우리'나 '그들'이 아닌 개인에게 의사결정권을 줌과 동시에 책임을 묻을 수 있는 장치를 구조화함으로써, 일종의 공개처형 방식 또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그는 당위가 아닌 실제로 기능하는 원칙들을 체계화하고 여러 안전장치들을 구조화했다. 문제는 내가 이 원칙을 활용할 수 있을까? 이다. 책에서는 신입 직원이 시스템에 적응하기 까지 18개월이 걸리고, 그 이후에는 원칙에 입각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문제를 발생시키는 직원은 해고하라 말한다. 그러나 내가 나를 해고할수는 없으니.. 원칙을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은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실패 그 자체를 다루는 원칙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대처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레이 달리오도 마지막에가서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무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 지적하며, 실제로 원칙의 실천을 돕는 여러 도구들을 온라인에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 (관심있으면 찾아보셈.)
사실 나도 이 책에 쓰인 원칙들을 개인이 일상에서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은 한다. 브리지워터에서는 이 원칙들이 집단의 문화로 자리잡았고, 그 문화 속에서 개인이 기능하기 위해선 이 원칙들을 지켜야한다. 때문에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원칙이 실제로 기능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개인으로서 집단 속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인지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집단과 그 속의 개개인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가를 이 원칙들을 기준삼아 판단해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도움이 될 것이다. 남들을 그렇게 관찰해볼 수 있다면, 자기 자신 또한 관찰할 수 있기에, 기준이 생긴다는 것은 일단 좋은 것이다. (레이 달리오는 이 때문에 다시 확인하고 탐구해볼 수 있도록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아무튼 성과를 내는데 있어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기준이 막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광명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늘까지 달린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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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반지의 제왕 (총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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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12. 원칙
226 페이지를 하루만에? 몇시간 걸림?
세시간 넘은듯 개빡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