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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 삼켰다. 어두운 내 몸속에는 실로 무수한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그것은 혈관을 타고 다니며 나를 건드린다. 내게 어미가 아픈 것은 그 때문이다. 기관들이 다 아는 것이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물리적으로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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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두드러지는 양면적 속성 때문에 문학적 상징으로 자주 사용된다.

극단적으로 말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사물이니까.


이 작품의 주인공인 '어머니'의 칼은 칼국수를 만들어 손님들을 먹이는 칼이다.

그리하여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생명의 칼'이다.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 그 사람이 어머니라는 것을 어떤 식으로 펼쳐내야 할까.

칼 쥔 어머니의 소서사를 김애란은 따뜻하고 아련하게 풀어낸다.

깔로 썰어낸 듯 단문으로 똑똑 떨어지는 문체가 감각적이었다.


어머니의 평범하게 비극적이고 평범하게 희극적인 흥망성쇠를 칼이 함께 한다.

어머니가 없는 자리에서 딸은 조용히 사과 하나를 칼로 깎아 먹는다.

그 칼은 어머니가 떠난 후에도 딸을 먹이고, 기운 차리게 한다.


분량이 많지 않아 앉은 자리에서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은근한 온기를 품은 좋은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