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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든 느낌이 들긴하는데, 자기 작품에 아오이 유우를 잘 쓰던 이와이 슌지 감독 이후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티겟 파워가 있는 감독이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나 이동진 왈. 여하튼 일본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법한 인물이지만 난 최근에야 <어느 가족>이란 영화를 보고 알았다. 씨네21 박평식 할아버지가 거의 최고점 준 영화라고 해서 그때 봤는데 좋았지. 근데 박 할배가 이 영화를 '고레에다 최고 아웃풋'이라고 하는 바람에 다른 작품을 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짐;;

다른 영화는 보고 싶은 생각이 지금도 안 들지만 영화 잘 만드는 감독의 창작론 에세이라는 게 흥미로워서 책을 사봤다. 글을 정말 잘 쓰더라. 나한테 표현하라고 하면 어려울 것 같은 내밀한 심리묘사 같은 것도 부드럽게 잘 표현되어있고 깨달은 바들도 소찬히 들어있음. "영화는 사람을 판가름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정말로 거기서 사는 듯이 아이들의 일상을 그리는 것. 풍경을 곁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말을 독백이 아닌 대화로 만드는 것. 이를 통해 그들 눈에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이는 것. 제가 원했던 것은 이러했습니다. 알기 쉬운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가 아니라 회색 그라데이션으로 세계를 기술하려 했습니다. 영웅도 악당도 없는, 우리가 사는 상대적 가치관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보면서 뭔가 다른 에세이들하고 다르게, 글이 재미있게 느껴지길래 왜 재밌는 것인지 한번 분석해봤거든. 이게 영화가 만들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서술이 그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주제, 배경, 등장 인물 소개를 해주고 이번엔 어떻게 찍을 건지 방법론을 알려주고, 쭉쭉 영화가 찍히다가 인물들이 겪는 사건이 나오고 결말로 영화를 찍으면서 깨달은 점이 나오고 그 뒤로는 또 에필로그 같은 글이 이어지더라고. 새로 생긴 의문점, 배운 점, 남은 과제, 같이 일 했던 사람들의 뒷 이야기. 에세이이긴한데 소설 같이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영화 읽어주는 GV 같기도 하고, 한 작가의 긴 서문을 읽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라. 뭔가 에세이 쓸 일 생기면 참고 많이 할 것 같음.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