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대작을 만난 느낌이다. 


수 많은 인물들과 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흘러가면서 전체를 이루고 전체적인 사건들에서 개개인의 반응과 심리, 다양한 생각들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설로 풀어낼 수 있다는게 너무 놀라서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소설을 읽는 기쁨, 경이로운 전율이 가슴을 뛰게했다.


난 처음으로 완독한 고전 소설이 도끼의 죄와 벌이라서 내가 도끼파인줄 알았다. 그 소설이 너무 꿀잼이어서 그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그 사람처럼 소설을 잘쓰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고 인터넷 글만 보고 톨스토이를 약간 거북스럽게 봤다.


인터넷 글들은 톨스토이를 선생님처럼 가르치려는 모습으로 재미없는 강의소설로만 이야기했다.


아직 다 완독하지는 않았지만 안나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점점 톨스토이 소설들이 나한테 맞는거 같다.


톨스토이의 위대함은 이런 글들을 쓰면서도 전혀 어렵지 않다는 거다.


석영중 교수가 안나카레니나 강의 앞부분에서 톨스토이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람이다. 톨스토이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고 현학적이고 사변적인 모든것들을 거부했다.


그에게 예술이란 그냥 아름답기만 한게 아니라 실용적인 것이어야했다. 그래서 톨스토이의 소설들은 생각보다 읽기 쉽다. 길어서 안읽는거지 어려운거 없다는 말을 했다.


너무 공감가는 말이었다. 어떤 작가들은 아름다움을 위해서 미문를 쓰기도 하고 어떤 작가들은 자신의 심오한 사상이나 생각들을 전하기 위해서 그에 맞는 어렵고 알아듣기 힘든 문장들과 기교를 사용한다.


톨스토이 소설들을 읽어보면 그런 것들이 없었다. 그래서 난 너무 좋았다. 이런 위대한 작품을 읽기 쉽게 썼다는게 오히려 더 대단해보였다.


다만 안나카레니나를 읽을때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머리속에 생생하게 그려졌지만 전쟁과 평화에서 전쟁 부분은 아직 내 머리속에서 그려지지는 않았다.


그건 단지 내가 이런 전쟁관련 책이나 영상에 무지하기 때문인거 같다.


오늘 알라딘에서 2권이 왔다. 내일부터 읽기 시작해야겠다. 다음날 소풍을 가게 된 아이가 너무 기대가 되어 빨리 내일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두근거린다.


잔잔하고 재미없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한 나무 같은 내 삶에 톨스토이는 부드러운 바람을 불어서 잔가지와 잎사귀를 흔들어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려주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