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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젊은작가상 작품 목록(총집편에서 링크 추가함)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전하영)

나뭇잎이 마르고(김멜라)

사랑하는 일(김지연)

목화맨션(김혜진)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박서련)

0%를 향하여(서이제)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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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도입부 어떻게 써야 될지 감이 안 잡힙니다


레즈에 장애에 성경 일화 인용 뭐 많기야 많은데


맥아리가 없어요



한줄요약

레즈, 장애, 뚜렷한 서사 없는 잡탕 이야기



단편 다 읽고 도저히 이게 뭘 말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 가서 해설을 봤는데, 와! 무려 독해법이 세 개! 혼절하고 말았다. 전체적인 서사는...... 자기 할머니 이야기를 맥거핀으로 '체'라는 별명의 여자(레즈, 장애인)에 관해 회상하는 앙헬의 이야기이다. 약간 유사 1인칭 관찰자 시점을 가지고 있는 3인칭이다. 그리고 체와 앙헬이 엮인 과거 일들을 푸는 게 주력이라 뚜렷하게 어떤 서사나 한 줄로 요약될 만한 줄거리가 있는 건 아니다. 말 그대로 33페이지 되는 분량 안에 파편화된 일화가 껴있는 것이다. 과거의 형태로.


근데 그 파편들이 모두 합쳐져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난 또 뭔가 뚜렷한, 나같은 사람도 읽어낼 수 있을 만한 큰그림 내지는 주제의식 같은 게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런 거 없었다. 해설의 독해도 결국 '체'라는 인물을 읽어내기 위한 세 가지 접근법을 제시한 것에 불과했고, 나름 소설의 요소들을 전부 해석하고 분석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내게는 "3개의 독해법이나 필요할 정도로 이 소설이 중구난방"이라는 생각밖에 더 들지 않았다.


특히 처음에 예수님이 무화과 나무 마르게 한 사건을 인용하는데, 작가노트 보니까 좀 까려고 넣은 것 같더라. 해설에서도 그걸 우생학으로 연결짓고. 반 년 만에 모 교회 가서 예배 드리고 온 입장에서 굉장히 착잡하고 불쾌한 인용일 수밖에 없었다. 해석은 자유라지만 신학적 해석을 찾아보긴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고(굳이 찾아봐야 했냐고 반문한다면 작가노트가 대놓고 무화과 나무 사건에 왜? 라는 질문을 붙이는데 안 찾아보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 이후에 미래의 모습을 말할 때도 동성결혼 합법이랑 동성끼리도 애를 낳을 수 있는 미래를 말하는 거 보고 무화가 나무 사건을 까려고 쓴 게 명백하다고 느꼈다.


하기야 퀴어 입장에서야 기독교는 최악의 적일 수밖에 없겠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지상대명령에 위배되는 성정에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퀴어 입장에서야 깔 만한 내용이었다고 생각은 함. 그런 이해와 별개로 나는 좋아할 수 없는 입장이고.


내용 중에서 체는 장애를 가졌지만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해 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낭만적 감수성을 가진 존재로 묘사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지나칠 정도로 좋아하지만 공짜로 학교 홍보 모델하라는 제안에 돈이나 제대로 지불하라며 거절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기브앤 테이크에서 말하는 이기적인 이타주의자의 모습을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해설에선 이런 형식으로 장애를 다루는 것에 새로운 장을 열었느니 뭐니 말한다. 근데 보면 장애를 다루는 것에 대해 다들 너무 분분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앤디 위어가 아르테미스에서 다룬 모습이 제일 적절하지 않나 싶다. 막 장애를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보단 인물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만 봐주는 게 좋지 않냐는 입장이다.


또 뭐 있더라. 33페이지 뭔 얘기가 계속 있긴 하다. 근데 뚜렷하게 하는 얘기도 없고 그래서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인물 이름도 앙헬, 체, 대니인데, 셋 다 여자고, 다 별명이다. 겉절이 단편 읽으면서 본명이 아니라 별명으로만 부르는 걸 몇 번 봤는데, 별명을 그런 식으로 짓고 꾸준히 부르는 것에 이게 소설적 장치로 쓰는 건지, 진짜로 그래서 쓰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자주 있다. 현실에서 도저히 그렇게 붙여 부를 것 같지 않은 이름들 투성이라 내가 이 작가들이랑 경험적으로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 느꼈다.


잘 썼냐고? 아니, 전혀. 문장이 형편없을 정도로 끔찍한 건 아니지만, 그냥 그랬다. 전하영보단 문장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체의 침 고인 발음 읽을 때마다 좀 짜증나긴 했지만 독자더러 강제로 적응하라 그러고, 중요한 문장은 알아서 해석해주니 큰 불만은 없었다만...... 조금만 더 센스를 발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근데 전하영도 그렇고 김멜라도 그렇고 2연속으로 퀴어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보니까 확실히 겉절이 작가들에게 퀴어를 좋아하구나 싶다. 좋아하건 말건 잘 좀 썼으면 좋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