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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으면 총평만 보셈 ㅇㅇ
1) 전하영 -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페미니즘 소설이라 하면, 여성들 간의 연대를 강조하는 부류가 있고 적나라하게 특권층 남성을 비판하는 소설이 있던데, 이 단편은 후자임. ㅇㅇ 간단히 요약하자면, 예술가 행세하면서 스무살은 더 어린 여대생들에게 추근대는 중년 남성들을 까는 내용임.
매력적인 남성의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을 고발한다는 점에서, 강화길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음. <오물자의 출현>이나 <호수> 읽어보면 딱 느낌이 올거임. 다만 이번 젊작 대상이 유독 아쉬운 이유는 구조의 단조로움에 있음. 과거를 상징하는 장 피에르와 현재를 상징하는 유부남 연구원을 설정해두고, ‘그런 남자’들은 아직도 존재한다는 걸 말하고 있는데, 정말 이 내용 이상의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음. 과연 상을 받을만큼 정교하고 절묘하게 쓰였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임.
한 여자를 둘러싼 각기 다른 해석을 비교하고 이내 냉소해버리는 <오물자의 출현> 정도의 짜임새만 보여줬어도 좋았을텐데, 이 단편은 지나치게 미투라는 소재만을 무기로 삼은 것 같아 아쉬웠음.
2. 김멜라 - 나뭇잎이 마르고
이 작품은 관념적인가? 나는 관념적인 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함. ‘체’라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녀는 ‘체게바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소돔의 120일>을 읽는 등장인물이 있지만, 그 역시 아무런 의미가 없음. 더 나아가 보면, ‘퀴어’와 ‘장애’라는 소재마저도 소재만 가져왔을 뿐이지 어떤 실질적인 함의가 있는 것은 아님. (물론 성소수자와 장애인이 아무런 맥락 없이 등장할 수도 있는 거지만, 그 경우엔 보다 리얼한 인물 묘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결국 이 작품은 기표만 있고 기의는 없는, 문장은 있으나 의미는 없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뒤의 해설은 관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데, 딱히 와닿진 않았음.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양귀비 씨 뿌리는 행위를 일련의 혁명과 연결시킨다면, 아예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일단 유보해두겠음.
3. 김지연 - 사랑하는 일
이번 젊작 최대의 문제작.
보자마자 ‘이건 김봉곤과 박상영의 자리를 대체하려는 거다!’라고 느꼈음. 다른 갤러가 말했듯이, 딱 여자 박상영임. 동성애자인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과 진정으로 사랑하는건지 의심스러운 애인, 이 두가지 테마가 집을 물려받기 위해 아버지와 대면하는 장면으로 구체화되고 있음.
‘한1남’ 발언이나 아버지에게 버릇없이 구는 장면 등을 보아, 결코 윤리적이라곤 말할 수 없음. 그런데 온갖 난교와 강간을 일삼는 사드의 <규방철학>도 읽는데, 굳이 이 작품이 윤리적이지 못하다 해서 깔 이유가 있을까? 작품속에서의 윤리는 현실에서의 윤리와 같을 수 없음.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작품의 ‘유치함’임. 이 작품은 연령과 재력 상으로 우위에 있는 아버지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투영되었다고 봄.
그것이 다음 장면들에서 뚜렷해짐. 이 작품은 문학적 깊이를 보여주거나 사회의 단면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버지를 경멸하기 위한 포르노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이미 앞선 선발대 갤러가 말해주었던 ‘젊작의 이중성’은 사실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함. 우리는 pc문학으로 묶어 보지만, 젠더문학과 퀴어문학은 방향성이 같지만은 않은 것 같음. 젠더문학의 경우 윤리와 무해함, 비폭력 등을 내세우고, 퀴어문학은 외려 윤리에서 벗어난 본인들만의 자유분방함을 추구하고 있음. 예전에 게이들의 무책임함을 꼬집으며 김봉곤과 박상영의 문학을 비판하던 페미니스트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어긋남이 김봉곤 오토픽션 사태를 더 불태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4. 김혜진 - 목화맨션
페미니즘, 퀴어 얘기 아님. 임대인과 임차인 얘기임. 재개발을 기다리는 집주인 만옥과 그 집에 세들어 살기 시작한 순미-찬호 부부. 그들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인 동시에, 결국은 이해관계에 얽힌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음.
원래부터 김혜진이 이런 소설을 써왔다고 듣긴 했지만, 어쨌든 시대적 현실을 다루려는 시도가 좋았다고 생각함. 갠적으로 현대사회를 제대로 관통하기 위해선 부동산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머 찾아보면 이미 있을지도 모르겄네.
5. 박서련 -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재밌음. 엄마가 게임을 배운다는 참신한 소재를 가져와서, 그것을 재치 있게 잘 표현해냈음. ‘젊은 작가상’이라는 타이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음.
다만 “혜지는 블라인드 처리가 안 되고, 엄마는 블라인드 처리가 된다.”라는 점을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적인 구조로 확장시킨 것은 다소 핀트가 어긋나지 않았나...
6. 서이제 - 0%를 향하여
김혜진의 <목화맨션>과 마찬가지로, 페미, 퀴어 내용 아님. 독립영화 종사자를 소재로 한 단편인데,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없는 한 그저 그런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이 아쉬움. 독립 영화 쪽 관심 있으면 재밌게 볼 수도...?
7. 한정현 -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
퀴어를 중심 소재로 다루고 있어, 독붕이들은 그닥 반기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작품 나쁘지 않았음. 일제 강점기 경성 시내를 배회하던 성소수자들의 내용을 다루면서, 퀴어가 단지 현대의 논쟁거리만이 아님을 말하고 있음.
단지 ‘지금, 여기, 나’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을 넘어서, 숨겨진 역사에 대한 촘촘한 자료조사가 더해져 제법 탄탄한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함.
머 주제는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독붕이들 취향은 아닐 것 같은데, 그것을 표현해내는 방식에 있어서는 그동안의 퀴어 문학과는 좀 결이 다르다고 느껴졌음.
*총평
주제의 다양성은 오히려 작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함. 김혜진과 서이제처럼 페미니즘, 퀴어에 얽매이지 않은 작가들도 있었음. 수상자가 모두 여성이라 해서 낙담하지 않아도 될 듯.
대상을 받은 전하영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구조의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작품이었으며, 한편으론 한정현의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처럼 독특한 소재를 다룬 퀴어 문학도 있었음.
한1남 발언으로 화제가 된 김지연의 <사랑하는 일>은 서사의 유치함을 극복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낌.
하지만 이 작품 하나를 보고, 2021 젊은 작가상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함. 머 가끔 ‘일부 핑계 대지마라, 전체가 다 그렇지 않느냐!’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그건 당연히 커뮤니티에선 문제되는 애들만 크게 화제가 되니까 그렇지...
결국 직접 읽어보고, 직접 판단해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그래도 전부 쓰레기라 느낀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안 읽어본 상태에서 쓰레기 취급하는 것과는 말의 무게가 다를 것이라 생각함.
- dc official App
수고하셨습니다
한정현 작품 읽어보고 싶네
한정현은 퀴어 소재가 아닌 다른 소설을 함 읽어보고 싶음. 나름 포텐셜이 있는 작가 같어
등단작 한번봐 아돌프와 알버트의 언어
ㄱㅅㄱㅅ 메모해두겠음
5번 롤에서 만연한 혐오를 여성혐오 측면에서 일반화 하려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좀 있나보네...
ㅇㅇ 저 작품 전체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음. 글은 재밌게 잘 썼는데, 그 점이 좀 아쉬움
ㄹㅇ 이렇게 조리돌림당할 정도로 형편없지는 않은데.. 솔직히 좀 안타까움
머 인터넷에선 자극적인 거 위주로 돌아가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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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젊작을 읽고 떡밥에 발을 들이는데스
깔끔한 리뷰네. 남초 커뮤에서 조리돌림하고 있던데 맥락은 아예 떼어놓고 무분별한 혐오로만 맞대응하더라... 뭐 솔직히 최근 문학계 추세도 그렇고 작가 본인이 초래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 싶긴 하지마는.. 여튼 나도 젊작상 읽어 보고 까고 싶은데 17년 이후로 안 읽어서 말 얹기가 어렵네. 글타고 이제 와서 18-21 다 읽어 보기도 그렇고 - dc App
17년 젊작 꽤 괜찮았는데, 그 이후론 휘청휘청하는 것도 맞는지라... ㅋㅋ
18부터 21까지 순위 매기자면 너는 순서 어떻게 놓을거야? - dc App
사실 18은 안 읽어서 모르겠고... 19 > 21 > 20 순서인 듯. 19년도는 이미상 <하긴>이 ㄹㅇ 재밌었음.
다양성이 나아졌다는 건 공감 안 된다 퀴어, 장애, 소수자라는 소재는 여성 캐릭터에 섞여서 캐릭터 조형은 난잡하고 제대로 초점도 못 맞췄는데 작년이 다양성에서는 나았으면 훨씬 나았지 올해는 페미니즘에 묻힌 격인데
일단 김혜진, 서이제는 페미/퀴어 얘기가 아니었고, 한정현은 퀴어를 다뤘어도, 기존의 김봉곤 박상영 류 퀴어 소설과는 다른 내용이었음. 작년은 김초엽 sf 빼면 다 비슷비슷하지 않았나 싶은데...
젊작상 구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상 기대하겠읍니다
ㄹㅇ 뭐든지 읽고 평가해야지. 글 잘 읽음.
ㄱㅅㄱㅅ ㅎㅎ
김지연은 올려준 부분 읽어보니까 더 심각하네 그냥 혐오 발언 문제가 아니라 글 자체가 너무 유아적인데
오히려 저런 부분을 돌려까는 내용은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리뷰 보면 그렇지도 않은 거 같고...
ㅇㅇ 돌려까기 아니고, 정말 저 내용임... 나도 좀 충격 먹음.
좋은 리뷰 잘봤어, 책 한 권 다봤네.
오히려 한1남짤보다 네가 올린 짤이 더 심각하네 ㄷㄷ
ㅇㅇ 어차피 한1남이라는 표현은 아무 맥락 없이 튀어나온거라 그냥 '쟤네들 일상이 그런갑다~'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아버지한테 "뭘 잘했다고 울어!" 이 부분은 ㄹㅇ...
리뷰 잘 읽었다.. 이 글 보니까 한번 읽고 싶어지네 마지막 문단 잘썼다ㄷㄷ
갠적으로 한 문학이 질문 제기부터 대답까지 다 하는 경우(ex 도끼, 카뮈) 저자 입장에서 난이도가 엄청나다고 생각함. 문학이라는 매체 특성상 파토스를 동원하게 되는데, 이를 통한 대답이라는건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지독하게 유치한 땡깡으로 전락하거나 편협해보이기 마련이라.. 찍은 부분 보니까 이번에 문제된 소설은 둘 다 해당되는거 같네. 좋은 지적임.
사실 도끼도 답을 정해두고 소설을 쓰다보니 그런 편애의 시선이 가끔 느껴질 때가 있지. 그럼에도 깊은 통찰과 핵꿀잼 서사를 보여줘서 최애로 빨아주고 있지만 ㅋㅋ
남초에서 조리돌림하는 게 솔직히 어이 없음 ㅋㅋㅋ 평소엔 관심도 없으면서 맥락도 뚝 떨어뜨려 놓고 저렇게 깔 줄이야 좋은 리뷰네 나도 곧 읽을 건데 참고가 됐다
역시 저 문제작은 한1남 표현보단 전체적으로 수준이 낮은 게 문제인 듯 만약 문학적 탁월성이 있었다면 혐오표현 썼더라도 상관 없을 거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 많네
ㄴ피싸개 한녀
유입들이 이딴댓 달고 이러니까 남녀갈등이 안 없어지지 ㅋㅋㅋㅋ
ㅇㅇ 나도 그렇게 생각함. 동시에, 선발대 갤러가 말했던 '젊작의 이중성'도 충분히 일리 있음. 혐오 표현을 문제 삼은 수상작이 있는데, 혐오표현을 쓴 수상작을 같이 넣은 거니까...
ㅇㅇ 혐오표현을 쓰는 인물을 비판하고, 성별 갈등을 넘은 수용과 배려를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면 정말 수준급의 소설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진짜 안타깝네
나도 읽어보진 않았지만 실제로 읽어본 선발대말로는 주로 문학적 깊이가 수준미달 아니냐 라고 주로 짚더라. 초반에 워딩으로 어그로가 끌려서 좀 치우친 상태로 비판했는데 말조심하려고 난
김혜진 장편 좋아. 좀 올드한데, 진지하고 진중해. 가난서사를 치우치지 않게 쓰려고 엄청 노력하더라고
9번의 일 한번 읽어보려구
비윤리성을 넣었으면 기본적으로 불쾌할 수밖에 없는데, 그 불쾌함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는커녕 그걸 웃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더 불쾌했음...
불쾌하다는 자각이 없었을 수도 있을 듯
하기야 성향을 짐작해보면 패륜아라고 말하는 것도 진지하게 패륜이라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약간 그런 타이틀을 부여하는 유머에 지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기존 가부장제에 대한 반기이기도 하니 기존의 보편윤리를 부정하는 짓을 유쾌하거나 통쾌하다고 여기는 게 클 것 같기도 함.
ㅇㅇ 그걸 하나의 미학으로 보는 것 같음.
근데 결국 그게 '혐오'로 읽힌다는 점에서 자기들이 그토록 배척하고자 한 혐오와 뭐가 다른지 난 모르겠음. 뭐 지들 딴에선 '님들이 우릴 배척하고 혐오했으니 우리도 배척할 거임!' 같은데...... 이걸 뭐 존나 잘 쓰면 메시지는 엿같아도 괜찮네 재밌네 할 텐데 그게 아니니까 다른 것도 용서가 안 됨
멋있다 - dc App
이런쓰레기책팔아서 해외여행 다니겠지?
독갤 젊작상 후기 투어 중입니다 삐빅 별 5개 드립니다 깔끔하네. 후기 2개만 더보고 찍먹해야지
퀴어 투성이네..
한번봐야겠다 - 세계사갤러리
에휴 역시 나도 사서 봐야하나 김혜진 서이제는 궁금한디..
기왕 다 읽어온 거 이번 것도 읽으면 좋지 ㅋㅋ 근데 구매할 가치는 없는 것 같아서 웬만하면 대출하심이...
상을 타고 싶으면 트렌드에 맞춰 써야 하는 게 당연한 일.. 페미, 퀴어 안 넣고 잘 쓸 수 있으면 써보던가. 트렌드 읽는 것도 능력이다.
반년 전 글에 댓글 달려서 깜짝 놀랐네 ㅋㅋㅋ 17년 젊작 대상 받은 임현의 <고두>가 그런 타입(페미, 퀴어 안 넣고 잘 쓴 작품)이라 생각함. 갠적으론 10년대 단편 중에선 제일 잘 쓴 거 같음.
물론 트렌드 읽는 것도 능력 맞지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