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독갤 쓰앵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저는 무명글쟁입니다.
제가 두 번째 책으로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라는 골프 에세이를 작년에 내었는데 말이지요. 그때는 디씨 골프 갤러리 가서, 우헤헤헤 골갤 쓰앵님들 미천한 제가 골프에세이를 내었으니 한번 읽어봐주십셔 충성충성! 하였는데 한 두어분이 책을 사주었다고 해주셔서, 이야 삭막하고 악플이 난무하는 디씨에서도 글쟁이가 주접을 떨다 보니 책을 사주시는 분들이 계시구나, 하고 큰 감동을 받았었다지요. 네네.
지난 달, 제 세 번째 책 <난생처음 내 책 :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를 내고서는 이곳 독갤에, 에헤헤헤 쓰앵님들 제가 책이 나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하였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한 두어분이 책을 사주시고 감상을 남겨주셔서, 아주 감개가 무량한 상태입니다.
세 번째 책이 나온지 이제 한달 여, 저는 이런저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가령 북튜버들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나가보기도 하고 말이지요.
한 2주 전에 한 방송에 나가서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에, 작가 양반 자네는 혹시 글쓰기 루틴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루틴이라.
독갤 쓰앵님들은 혹시 책을 읽으실 때 행하는 루틴이랄 게 있으십니까 다들? 목욕재계하고 정신무장 하고서 책을 읽고 계십니까들?
저는 그간 마감이 없는 글쓰기를 해왔던지라 이렇다할 루틴이랄 게 없었는데 말이지요. 그저 쓰고 싶으면 쓰고, 안 쓰고 싶으면 안 쓰는 근본 없는 방랑의 글쓰기 삶.
그럼에도 글쓰는 데 도움이 되었던 두 가지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커피와 담배입니다.
근데 방송에 대고 "우헤헤헤, 제 글쓰기 루틴에는 커피와 담배 콜라보가 있지요. 단점으로는 끔찍한 아재 입냄새가 있습니다! 엣헴!" 하고 말하기가 좀 교육적이지도 않고, 해서 일단은 뭐 그냥 방송 때는 커피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예로부터 담배 그거 뭐 몸에 좋은 것이냐, 백해무익하다, 쓸 데 없다. 하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사실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하나를 꼽으라면 저에겐 담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뭐랄까, 육체적으로는 백해무익할지 모를지언정, 멘탈 부분, 정신력과 창의력 부분에서는 담배가 분명 큰 도움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그런 제가 현재 금연 20일차입니다. 뭐 막상 담배를 끊고 보니까능 그전에 글쓰던 삶과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영. 역시나 여전히 저는 마감이 없는 글쓰기를 하는 편이라서 그냥 쓰고 싶을 때 쓰고, 글이 안나온다 싶으면 때려 치우고 그러다보니까능 뭐, 담배 그까이꺼 없어도 글 쓰는 데 크게 불편한 거 모르겠다, 싶은 상황이랄까요. 손이 떨린다거나 하는 뭐 그런 금단 현상도 아직은 없고 그냥저냥 뭐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글은 금연 한 2년 하고서 써야 할 텐데, 20일 금연하고 쓸라니까 참 민망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근데 독갤에 와서 담배 끊은 얘기를 왜 하고 있는냐...하면, 뭐랄까 심심하기도 하고,
현재 좀 약간 멍한 상태이기도 하고...
손은 안 떨리는데...
빌어먹게도 눈이 떨리고 정신이 멍하여... 쓰앵님들...
쓰앵님들은 독서 루틴이란 게 있으십니까 다들...
저는 글쓰기 루틴으로 담배가 있었는데... 담배를 끊었더니... 쓰앵님들.... 쓰앵님들.....
뭐라도 써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이곳 독갤에도 와서 주접을 떨며, 20여일 전 끊어낸 담배 이야기를 해가며...
아아아, 점점 정신이 혼미해진다...
하는 것은 뭐, 기분 탓이겠지요.
금연해서 건강하게 책을 읽어보겠습니다. 아아, 교육적이다!
책 이야기 - 최근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를 완독하였습니다. 그럭저럭 볼 만 했습니다.
책 이야기 2 - 우라사와 나오키 단편집 <재채기> 나왔습니다. 추천추천.
내게도 그거 곧 사긴 할 건데. 독서 루틴은 일단 핸드폰을 엄청 해서 빛이 나는 화면에 대한 혐오감을 충분히 늘린 뒤에 읽는 편. 안 그러면 핸드폰이 내 집중력 다 앗아감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보시면 해결 될 고민 같네요!...라지만 저는 종이책만 봅니다... 킁킁킁킁 냄새 맡으며 책 보는 게 좋아영...헤헤. 책을 사주신다니 미리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핸드폰으로 전자책 보면 홈버튼 한 방에 다른 거로 넘어갈 수도 있고 겜 알람 오면...... fail
고양이 뱃살을 더듬으며 책을 읽는 편
저는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뭔가 되게 평화로운 느낌이네영...
담배 끊 10년차로서 말씀드리자면 술자리 때 아주 많이 생각날 수 있습니다. 특히 뭔가 꿀꿀한 이야기, 지인들 세상사는 이야기 이런저런 듣다 보면 버릇처럼 한 대 물고 싶은 마음이 기어 나옵니다. 특히 20대 첫사랑 썰 같은거 풀면 더 그렇죠. 하지만 금연에서 깨닫게 되는 명쾌한 이점이 그 금연충동을 막아줍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이점이 달라서 두루뭉실하게 건강을 위해서라거 하면 금방 다시 피게됩니다. 피는 이득이 더 크게 살과 마음에 와닿는거죠. 전 취미로 미국만화를 수집합니다. 담배 안피는 그 돈 모아보니 건질 수 있는 만화책들이 ..엄청나더군요. 그래서 확실하게 위기가 있어도 안피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명확한 이점을 잡고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시는걸 추천
그래서 전 루틴으로 담배 말고 커피와 책장을 구경합니다. 좀 힘들다 싶으면 책장에 진열된 만화들 보는거죠. 이 수집해서 진열된걸 보는게 엄청난 정신적쾌락이라.. 아무튼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헉 나중에 괜찮으시면 책장 구경 좀 시켜주세요... 저도 사서 보는 책 절반은 만화책인데요. ㅎㅎ 저는 주로 일본만화를 많이 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미국만화라고 하면 문득 떠오르는 게 마블 같은 히어로물인데 그런 만화를 수집하시는 건가요? 아무튼 저도 이번에는 기필코 금연에 성공하여 담배 살 돈으로 책도 사고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크흑.. ㅠ.ㅠ
https://youtu.be/5rzwOb3TU-Y
미국만화
수집은 이런식입니다. 전 아직 겨우 책장 하나밖에 없지만 그래도 원하는 책들. 특히 절판이라 귀한 책들은 이베이로 경매하며 얻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금연 저금된 돈을 계산하셔서 다른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아보시는건 어떨까요. 담배에 제 몸을 소비하기에는 세상에 재미난게 너무 많습니다
책은 아니고 알쓸신잡에서 봤는데 니코틴이? 암튼 담배가 뇌의 멀리 떨어진 뉴런간에 상호작용하게 돕는다더라, 그래서 아이디어가 샘솟고 응용능력이 좋아짐. 근데 담배를 꾸준히 피우면 담배를 안피는 원래상태에 멀리 떨어진 뉴런간에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담배를 안피우면 머리가 안돌아간다고 느껴지게됨.
담배가 도움이 된다고 여전히 느껴지겠지만 알고보면 아주 무서운 현상임
오랫동안 끊는것으로 회복이 된다고 말은 못들었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아니라면 너무 잔인하잖아. 아무튼 화이팅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