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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혼란스러움.

말은 겁나게 많은데, 따옴표도 없고 문장도 엄청 길다. <율리시스>랑 <댈러우이 부인>에서 영향 받았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마지막 장은 72p가 전부 한 문장 안에 들어가 있음. 백년고독 생각하고 책을 펼쳤지만,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작품이었음.

<족장의 가을>은 이름 모를 나라의 이름 모를 독재자의 200년 일생을 담고 있으며, 그의 방탕하면서도 외로운 면모를 말하고 있음. 마르케스가 한 인터뷰에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보수당과 맞서싸운 전쟁에서 이겼다면 이런 족장이 되었을 거라 말했다는 점이 흥미로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용이 자극적이어서 재밌긴 해. 주인공이 관저 내의 여자는 누구든지 박고 본다는 호색한인데, 가끔씩은 도플갱어 불러서 같이 즐기기도 하고, 늙어서 힘이 딸리니까 바나나 같은 걸로 대신하기도 하고, 관저 너머의 여학생들을 호시탐탐 노려보기도 하고... (사실은 창녀들이 변장하고 있는 거지만.) 세속적이고 천박한 일을 인간의 보편성으로 환원해내려는 남미 문학의 색채가 엿보임.

족장은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이 누구 하나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슬퍼하는데, 결국 이 작품은 권력은 가졌으나 사랑은 얻지 못한 이의 쓸쓸한 말로(가을)임. 권력과 사랑은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두 가지 개념이고, 권력을 쟁취한 족장이 끝내 사랑을 쟁취하지 못했음을 밝히며, 그 사랑은 가난한 사람(민중)의 몫이라고 역설하며 이 작품은 끝남.

당연히 백년고독이 더 재밌긴 한데, 이 작품도 독특한 매력이 있으니 궁금한 사람들은 읽어보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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