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잘 읽힌다. 이외수의 소설은 처음. 군대에 있을 때 내무실에 굴러다니던 외뿔이라는 그림책 그게 의외로 괜찮았다.


이소설도 문장이 간결하고 잘 다듬어져서 눈길 닿는대로 미끄러진다. 가난, 굶주림, 작품활동에 대한 오기가 다 작가 본인 얘기라 그런지 물에 물타듯 하는 문체 속에서도 알맹이가 느껴진다. 일기체 수기식 글인데. 단어 재정의하는 말장난으로 에세이도 몇권 쓴거도 같은데 이 소설에도 그런게 들어있네.


주인공은 24살에 대학 자퇴한 여자, 지 소설 쓸라고 폐건물에 기어들어가 최소비용으로 사는데, 광고회사에 다니다 때려치우고 이혼한 그림 그리는 남자도 그 건물에 기어 들어온다. 그 그림쟁이가 들개 연작을 그리는데 자기 글이 안써지는 여주가 오히려 그 작품 in progress 쪽에서 에너지를 얻고 응원하는 중이다...


여주는 술집 나가서 돈 벌어오고 시론 가르치는 시간강사랑 우산 쓰고 돌아다니다가 잠자리하고 돈도 빌리고 그러는데 요즘의 다른 한국소설들처럼 우울하거나 구질구질하지는 않네. 여주가 자꾸 죽었으면 좋겠다 혼자 되뇌도 그 암울함은 위만 살짝 걷어내면 되는 쉬핑 크림 같아서 곤란하지는 않음. 절반 이상 읽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