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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관계상 앞부분만 해설함. 기회 되면 뒷부분도 올리겠음
*잘못 분석한 부분 있을 수 있음. 댓글 달아주면 나도 댓글로 토론하던가, 수정할게
데미안은 내가 대학에 입학한 이후 처음으로 접한 독문학 작품이었다. 입학 후 처음 들은 강의는 독어독문학과 주임교수가 직접 수업하는 교양 강의였다. 주임교수는 독일 대학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귀국한 독문학자였고, 학생들한테 교수로서의 권위를 보이기보다는 그저 나이만 조금 많은 선배처럼 열정과 진심을 가지고 우리를 대했다. 독문과 학생은 물론이고 교양이나 부전공으로 주임교수의 독문학 강의를 들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주임교수를 진심으로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주임교수는 우리를 앉혀 두고 강의를 하던 중 대뜸 칠판에 독일어를 적어가기 시작했다.
‘Der Vogel kaemft sich aus dem Ei. Ei ist die Welt. Wer go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oeren’
그 유명한 ‘새는 그 스스로 알에서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구절이었다. 주임교수는 우리한테 알은 새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새는 알을 깨뜨려야만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후 ‘누구나 자신만의 알이 있다. 알은 일정 기간까지는 스스로를 보호해주는 세계이다, 그러나 그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 성장이다’는 멋진 말을 끝으로 강의를 끝냈다.
사실 데미안을 완독한 것은 주임교수의 강의 후 몇 달이 지난 후였다. 그러나 나는 데미안을 읽는 내내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껴야만 했다.
2. 작품의 서사 - 싱클레어의 성장을 중심으로
2.1. 두 세계 - 어린 시절의 실수와 극복
“그처럼 겁을 내다간 우리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게 돼. 그런 것 따위는 무시해 버려야 해. 올바른 인간이 되려면 그래야만 할 필요가 있어.”
싱클레어는 목사의 아들로, 유복한 유년기를 보낸다. 어린 싱클레어에게 세상은 낮과 밤 두 가지로 양분되었다. 낮은 부모님을 중심으로 선, 밝음, 종교, 질서, 관용이 존재하는 세계였다면 밤은 더러움, 추문, 악, 무서움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싱클레어는 근본적으로 낮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밤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밤의 세계에 가까운 아이들과 어울리고자 하지도 않은 비행을 꾸며내 이야기한다. 그런데 크로머라는 아이는 그것을 약점 잡아 싱클레어에게 돈을 바치거나 자신을 따라 비행을 저지를 것을 강요한다. 싱클레어는 크로머에게 시달리며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라틴 어 학교에 데미안이라는 학생이 새로 전학을 온다. 데미안은 성경 속 카인의 이야기를 통념과 전혀 다르게 해석하며 싱클레어한테 신선한 충격을 준다 그런데 데미안은 어찌 된 일인지 단숨에 싱클레어가 처한 상황을 파악한다. 그는 데미안도 모르는 방법으로 더 이상 크로머가 싱클레어를 괴롭히지 못하게 막고 ‘그저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라 말한다.
이 부분은 ‘유년기의 극복에 의한 성장’을 상징한다. 성인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 싱클레어가 고난에 빠지게 된 근본적 원인인 거짓말은 그냥 “지금까지 한 말은 사실 거짓말이다. 나는 결코 비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고백하면 해결될 일이다. 앞에서 말한 비행 역시 저금통을 깨뜨려 동전을 꺼내거나, 행인의 옷에 쪽지를 매다는 수준으로 매우 사소하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살인이라도 한 마냥 죄책감을 느낀다.
그런데 데미안은 또래에 비해 조숙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학생이었고, 싱클레어한테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각인시킨 뒤, ‘크로머에게서 벗어나라’고 조언을 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게끔 한다. 그리하여 싱클레어는 크로머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이후 그 일을 다시 떠올려도 사소한 것이었다고 회상한다. 즉, 데미안의 직접적 도움을 통해 싱클레어는 유년기의 불완전함을 극복하고 청소년기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2.2. 베아트리체 - 사춘기에 접어들다
“의식은 가정적인 분위기와 허락된 세계 속에서 살며 겨우 머리를 들기 시작한 이 새로운 세계를 부인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의식의 세계에서는 추방된 것 같은 꿈이나 충동이나 소망 가운데서 살고 있었다. 내 속의 유년 시대가 무너진 것이다.”
싱클레어는 나이가 들며 자신에게도 사춘기가 찾아왔음을 인지하고, 때때로 성적 충동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부모님에게조차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이었고, 싱클레어는 죄책감에 빠진다. 그러던 중 견신례를 위한 신학 수업에서 싱클레어는 다시 데미안과 재회한다. 데미안은 여전히 때때로 도발적인 성경 해석으로 데미안을 당황시키고, 자신의 ‘독심술’의 비밀을 데미안과 공유한다. 데미안은 때때로 ‘독심술’을 자신이 써보면서도 자신의 신앙이 상처를 입었다는 생각에 데미안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데미안이 여행을 떠나며 멀어지게 된다. 그 후 거리에서 우연히 한 소녀를 본 싱클레어는 그녀와 첫 사랑에 빠진다. 싱클레어는 그녀의 이름도 몰라 ‘이성적 여인’이라는 뜻의 베아트리체라 이름지은 뒤, 그녀의 초상을 그린다. 그런데 싱클레어는 어쩐지 베아트리체의 초상화가 데미안과 닮아 있음을 자각한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 서술한 것과 같이 ‘사춘기의 시작과 그로 인한 혼란’을 상징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성 호르몬의 분비가 시작되며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경험한다. 자연히 이성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데, 순수한 청소년들은 이러한 변화에 죄책감을 느끼곤 한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때는 정신적 변화도 경험한다. 즉, 삶과 죽음, 주변 환경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되며 혼란을 겪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싱클레어의 이야기 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다. 이처럼 사춘기는 정서적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이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고유한 인격이 형성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의 내적 혼란을 묘사하는 동시에 주인공이 사춘기를 거치며 고유한 자아를 형성하게 되리라는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데미안이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리라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다.
2.3.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한다 - 자신만의 자아를 찾기 위한 사투
“그러나 극히 평범한 내용까지 포함해서 이러한 대화는 모두 내 마음속을 망치로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두드렸고, 모두가 나의 자기 형성의 양식이 되고 허물 벗는 것을 도와주었다.”
고향에 돌아온 싱클레어는 다시 데미안과 재회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한테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누군가 태어나기를 갈망한다면, 마땅히 한 세계를 깨뜨려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이다’라는, 뜻을 알 수 없는 쪽지를 보낸다. 한 신학 수업에서 싱클레어는 ‘아브라삭스’의 정체가 신적인 성격과 악마적인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욱 큰 혼란에 빠린다.
그러던 중, 싱클레어는 우연히 피스토리우스의 오르간 연주를 듣게 되고, 그와 친해진다. 피스토리우스는 싱클레어한테 철학적, 종교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싱클레어는 조금씩 자신만의 인격을 형성해 나간다. 그러나 아브라삭스에 대한 싱클레어와 피스토리우스의 견해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맞게 된다.
이 부분은 자신만의 자아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춘기 청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처음 피스토리우스는 싱클레어에게 종교, 철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며 소위 그의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와의 만남이 계속될수록 싱클레어는 자신의 가치관와 그의 가치관이 큰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자각하고 결국 피스토리우스와의 만남을 중단한다. 따라서 싱클레어는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지만, 여전히 온전한 답을 얻지 못해 방황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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