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결론은 결국 인류가 하등 생물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의 구미에 맞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야만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을 품지 않을 것이다. 험한 오지의 해변에서 벌어지던 푸에고 족의 파티를 처음 목격했을 때 느꼈던 놀라움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 광경을 본 순간 내 마음속에 즉각 떠오른 생각은, 저들이 바로 나의 조상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에 물감을 덕지덕지 칠한 채, 긴 머리카락은 마구 헝클어져서, 흥분한 나머지 입에는 거품을 물고 있었다. 사나운 표정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의심이 가득했다. 그들은 기술이라고 할 것도 없이, 야생동물처럼 그때 그때 닥치는 대로 손에 잡히는 먹을 것으로 연명했다. 그들에게 정부 같은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들은 자기 부족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했다.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땅에서 미개인을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의 혈관에 열등한 동물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데 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내가 자기 주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무서운 적에게 용감하게 맞선 작은 우너숭이, 또는 산에서 내려와 개들에게 쫒기던 어린 동료를 구해서 의기양양하게 데려가던 비비원ㅇ숭이의 후예라는 사실을, 기쁨에 찬 표정으로 적에게 끔찍한 짓을 하고 피투성이의 제물을 신에게 바치고, 아무런 가책 없이 유아 살해를 자행하고, 아내를 노예처럼 부리고, 예의범절이라고는 알지 못하고, 터무니 없는 미신에 사로잡혀 있는 미개인의 후예라는 사실만큼이나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 인간이 생물계의 정상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비록 우리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누군가가 우리를 그 자리에 데려다 놓은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바닥에서 시자개 그 자리로 오르게 되었다는 사실은 먼 미래에는 더욱더 고귀한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희망이나 두려움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다. 단지 우리의 이성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밝혀진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할 뿐이다. 나는 나의 능려이 허락하는 최상의 증거들을 제시했다. 물론 인간은 온갖 고귀한 품성을 지녔다. 가장 타락한 자에게도 온정을 보이고 인간뿐만 아니라 보잘것없는 생물에도 자비심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구조와 운동을 통할하는 신과 같은 지적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모든 숭고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의 뼈 마디마디에는 비천한 기원을 나태내는 지울 수 없는 도장 자국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찰스 다윈, [인간의 유래]


긴꼬리원숭이는 인간의 조상이 아니지만..

난독이 있어서 타이핑 연습도 할 겸 옮겨적어밧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