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보다 배는 좋았고 재밌었음. 사실 주제적인 측면에서 볼때나 몇몇 유사한 문장, 상황에서 볼때나 달과 6펜스의 완성형 아닌가 싶음. 스트릭랜드가 추구하는 정신적,예술적 세계와 래리가 발견하고자 하는 해답은 분명히 닮아있음.
다채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 각각에 확실한 개성을 부여하면서도 연민을 잃지 않게하는 캐릭터 구축도 대단했고 그 연민을 극대화 시키는 마지막 문장도 충격적이었음.
민음사 뒷표지 설명과 첨부된 해설에 대해선 부정하고 싶음. 삶의 위대성에 대한 찬사로 보기엔 지나치게 냉소적이었으니깐. 정신적 삶과 육체적 삶의 실질적 차이와 가치에 대한 아주 쓴 농담 같이 느껴졌음.
여담인데 지금까지 책 읽으면서 몸 만큼 소름끼칠 정도로 뻔뻔하고 지적이며 냉소적인 작가는 본 적 없는거 같음. 작품내에 스스로를 등장시키면서도 철저히 관찰자로 일관하는 태도하며 특유의 조소, 냉담한 유머가 달6보다 훨씬 매력적임.
추가하는데 읽으면서 코스티의 존재가 종종 걸림. 그는 부유층이었고 정신적인 삶에서도 래리의 멘토라 할만큼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음. 래리는 그를 혐오했지만 그의 지식에 대해선 놀라워했음. 그러나 그는 물적 세계의 가치를 더 중시했고 지식에 대해선 지나간 시대의 유물 마냥 여기며 경멸함. 그는 결말부의 래리처럼 ‘사람들 사이에 끼어 살게됨’
난 코스티가 래리가 추구하던 정신적 삶의 불가능성을 암시하는 존재 처럼 여겨졌음. 이자벨을 위시한 인물들이 사는 물적 세계에도 수많은 난관이 따르고 이들이 정신적 세계에 사는 래리에게, 마치 대중들이 종교에 의존하듯 의지하는걸 보여줘서 물적 세계에 내포된 고난들을 암시하지만 반대쪽에 위치한 그 정신적 세계에도 면도날과 같은 고난이 분명히 존재함을 이야기 한다고 생각함. 래리는 구원에 다다른게 아니고 구원을 좇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잠시동안 그를 침울하게 한 소피의 죽음과 같은 역경이 얼마나 있을지 모름. 그는 거짓말처럼 코스티가 될 수도 있음.
‘면도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첫 페이지 인용구는 평생 못 잊을것 같다.
이런 리뷰 볼 때 마다 책 사고 싶어짐
면도날추
난 면도날을 처음 읽을 때는 시선이 래리한테만 갔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재독하니까 다른 등장인물들도 눈에 들어오더라. 이사벨, 엘리엇도, 수잔이나, 이름이 맞나 몰겠는데 소피도. 래리의 바깥을 보니까 래리가 선택한 길이 어떤 의미였는지 이제서야 좀 감잡은 것 같음....
ㄹㅇ 각 인물들이 군상극마냥 다채롭게 겹치면서 래리가 택한 삶의 의미도 조금씩 선명해짐
면도날 시작 인용구도.. 진짜 마음에 듬.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그 문장에 베이고, 나는 베인 줄도 모르다가 읽어갈수록 그 부분이 아려오고, 소설을 끝까지 다 읽었을 때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그 문장을 보면, 베였던 자리에 흉터가 남았지만 지금은 아물어 있다는 게 느껴짐.. 내 인생 소설임 진짜
첫 문장이 무슨말인거임?? - dc App
말 그대로임. 구원에 닿기까지 수많은 고난이 있을거라고. 그 구원이 물적세계에서의 고난일지 정신적,영적 세계에서의 고난일지는 모르지만
감사해요 - dc App
책 읽고 싶어지는 리뷰야요
개추드림
아아 나도 코스티가 엄청 걸리더라...
난 야한 장면밖에 생각 안나는데 ;
헛간에서 손에 쥐어쥔, 군번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