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서도 나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교수들은 강의를 하다가 틈틈이 유머를 얘기하는데 유머란 다름아닌 상대편을 어떻게 하면 꽈악 눌러버릴 수 있느냐 하는 공격 방법이었다. 사르트르와 카뮈가 논쟁을 했는데 그때 이긴 것은 누구고 진 것은 누구다, 이것이 교수들의 관심거리였다. 평단에서 남을 공격하여 백전백승하는 실력파 교수 한 분의 강의를 나는 듣고 있었는데 그분의 얘기는 전제(前提)투성이였다. 우수한 학생이란, 교수의 이론에 반기를 들고 교수의 이론을 멋있게 때려눕히는 자라는 관습이 어느 대학에도 있다. 그래서인지 그 실력파 교수는 눈알을 이리저리 바쁘게 돌리며 혹시 누구로부터 까다로운 질문이 들어오지 않나 하며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어떠한 공격에도 빠져나갈 수 있는 전제를 열거하기에 바쁜 것이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교수의 이론이란 누구의 공격도 받을 수 없는 만큼 이도 저도 아닌 것이었으나 공격을 막아낼 줄 안다는 사실만으로써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었다. 환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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