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음. 역사의 전횡, 운명의 횡포에 바스라지는 개인의 이야기는 쌔고 쌨는데 왜 이 작품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상찬받는 것일까. 문알못인 나는 작게나마 '감상적인 줄거리'가 주는 신파 때문에/덕분에 사람들이 제대로된 평가를 내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의심했음. 의심을 평가로 굳힐 수는 없어서 시간을 내 한 호흡에 완독하였음.

줄거리는 스포가 되니 쓰지 않겠음. 이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원인은 개인적으로는 '희망도, 절망도 아닌 살아가는 것' 자체를 긍정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함. 지나치게 삶을 미화한다면 비관론자들에게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고 반대라면 염세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임. 『인생』은 작품의 골조가 되는 감정을 참 영리하게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가슴을 치며 울고, 자식새끼들 재롱에 흐뭇하게 웃는 게 인생이다. 사람이 떠나는 것도 인생의 과정이고 새로운 생명이 찾아오는 기쁨도 인생의 과정이다.

책을 덮으며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돌이켜 보았음. 삶의 목표는 활력을 주고 의지를 불러일으키기에 소중한 것이지만 때로는 살아서 좋은 것을 보고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임을 알게 해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