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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달 도시 배경 SF & 하이스트 장르 소설이다. 이 키워드 자체가 맘에 들면 그냥 닥치고 봐라. 아니면 글 좀 더 읽고.
나는 여성 화자 소설이 그리 좋지 않다. 대부분은 진짜 여성이 쓴 그런, 소설 특유의 작은 사건에 집중된 서술, 감정에 먹히는 것 같은 묘사가 개인적으로 별로라서 그렇다.
이 책은 또 여성 화자로 진행되는데, 음, 공대생이 쓴 여성 화자라는 게 정말 미묘하다. 여성 작가의 여성 화자 소설을 흉내낸 듯한 필치가 느껴진다. 그건 번역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특유의 감정묘사의 부재는 문장 자체에서 진짜 여성 화자인 것 같은 느낌이 잘 안 든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여성 화자 소설 대부분의 단점은 찿을 수 없게 한다. 결과적으로 제 3의 성별이 화자인 것 같게 만든다. 작가는 말괄량이 캐릭터를 만들려 했는데, 방향을 좀 과하게 XY 스럽게 가버린 듯하다고 하면 적당할까.
SF로써 과학적 고증은 평균(함부로 쓰면 안 되는 말. 내 기준일 뿐이다) 이상으로 괜찮다. 우주는 기체가 없기에 과열된 물체가 열을 식히는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점이라던가, 달의 먼지는 석면 수준으로 치명적이라는 점이라던가 하는 것은 작가 특유의 고증의 섬세함이 드러난다. 그 중에서도 작중 문제의 아이템인 특수 광섬유가 빛의 세기를 잘 유지해서 해저 중계장치를 없앨 수 있기에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설정은 꽤나 그럴듯했다. 마션에서는 실제 화성에선 감자를 키우기 힘들다는 조금 문제있는 설정오류가 있었지만 여기선 딱히 그런 것도 없다.
내용상의 특이점으로는 PC요소가 엄청나게 들어가는건데, 억지스럽지 않고 작중 설정과 스토리에 녹아들어간다는게 좋다. 특히 주인공과 초반에 대립한 남자 조연이, 서로 대립하는 이유가 둘 다가 좋아하는 남자와의 외도 때문이였다는 설정은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병신같지만 그럴듯한 재미를 준다. 밑도 끝도 없는 다국적의 인물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설정상의 타당성이 부여된다. 이런 점은 굉장이 높게 쳐 주고 싶다. 말 그대로 영리한 구성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전작에서 꽤나 인상적이였던 휴머니즘스러운 주제 같은건 없다는 것. 철저한 오락 소설이다. 하지만 그게 더 좋다는 사람이라면 더 좋은거고.
이거도 영화화 된다는데, 마션 급으로만 뽑아도 PC덕에 아카데미상 예약이겠지, 아마?
총 평은 추천한다. 좋은 과학적 고증과, 미묘하지만 나쁘다기보단 독특한(같은 달 소설인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의 특이성과는 또 다른)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캐릭터성, 작가 특유의 유머가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 소설을 만들었다. 나에게는 10점 중 8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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