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고백,금각사에서의 문장을 보고 탐미주의적 만연체의 끝판왕이라 생각했는데 더 한 게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음
읽는 내내 입을 쩍 벌리고 만물에서 악착같이 미를 긁어내 우적우적 씹는 문장을 마주하는거 같았음. 과장 좀 섞자면 ‘설국’의 문장들이 애들 장난으로 보일정도
내용은 미시마 작품 세계의 총집합편이자 해설서, 라이트 버전 이라 하면 적합할려나. 문장이 워낙 이전 소설 쌈싸먹을만큼 괴랄하게 장황해서 그렇지 금각사보단 훨 쉬움. 전작들엔 없던 관찰자를 삽입해서 중간중간 설명해주는것도 그렇고 서사도 로미오와 줄리엣 다이쇼시대 버전 이라 생각하면 되고.
봄과 여름을 거쳐 눈부실 정도로 만개하다 가을,겨울동안 쇠락해가는, 녹아내리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한 미시마의 이상은 처녀작부터 죽 일관됨. 불가능성, 죽음에 대한 동경도.
가면의 고백이 똥게이 묘사때매 꺼려지면 봄눈으로 미시마 아다떼는 것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듬. 다 읽고 겉표지 끼우고 뒷면에 써진 소개글 읽고나서야 풍요의 바다 시리즈가 한 관념의 윤회를 다룬 작품이라는걸 알게됐는데 단독으로도 흠결없이 완결성 있는 작품이라 별 상관없을듯
아무튼 미시마 작품이 다 그렇지만 소름끼치게 좋았고 두말할 것도 없는 걸작이니까 꼭 읽으셈. 번역도 매우 훌륭하다 생각했음. 금각사보다도 고어 좆같이 많아서 사전 존나게 킨거 빼면.
금각사는 너무 관념적이라 별로였는데 봄눈은 안 그럼?
덜하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