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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신간 코너에 있어서 빌려봤던 책.
음모론, 지나친 염려, 다수결의 구조적 문제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음모론 주장에 자주 쓰이는 전략으로 포티언 상품이라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논거 하나로는 음모론이 참이라고 주장하기 어렵지만, 이런 논거를 매우 많이 준비하여 '이 모든 것이 거짓일 수는 없다'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제시된 근거를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반박하려면 큰 수고가 필요하며, 반증해봤자 이득이 없기 때문에 굳이 반증에 나설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인터넷 검색은 확증편향을 부추긴다. 특정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자신의 믿음에 따른 검색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편향된 검색 결과를 보게 되고, 이로 인해 믿음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지나친 염려의 사례로는 생-클루시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그 지역에 이동통신 기지국 안테나가 설치된 후 주민들이 두통, 코피, 입안에서 금속 맛이 느껴지는 등의 이상한 감각을 호소한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통신사에게 전자파 피해에 대해 항의하다가 뜻밖의 대답을 받는다. 안테나를 설치하긴 했지만 아직 작동시킨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느꼈던 증상은 순전히 노세보 효과로 인해 일어난 것이었다. 혹은 우연히 일어난 증상을 전자파 탓으로 돌렸을 수도 있다.
비전문가들의 염려와 이를 부추기는 언론 보도로 인해 이미 안전한 것으로 판명된 기술도 재차 안전을 확인하도록 압력을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시간과 돈이 낭비된다.
다수결의 구조적 문제로, 다수가 문제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다면 다수결은 오히려 해가 된다.
찬/반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에서 한 사람이 바른 선택을 할 확률이 40%라고 하면, 한 사람만 있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확률은 40%이다. 세 사람이 다수결로 정한다면 올바른 선택을 할 확률이 35.2%, 다섯 사람이라면 31.7%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될 확률은 떨어진다. 10000명이 다수결로 결정한다면, 좋은 선택을 할 확률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흥미롭게 봤던 부분을 몇 가지 적어봤다. 이외에도 좋은 내용들이 많으니 읽어볼 만하다.
생각: 무책임한 언론 보도 행태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가짜뉴스 방지법' 은 언론 탄압을 위해 남용되지는 않을까?
민중이 직접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게 좋지 않다면, 기술관료들이 그런 문제를 담당해야 할까? 기술관료화는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진 않을까? 『독재자의 핸드북』에 따르면,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면 구조적으로 부패가 증가한다고 한다. 기술관료들은 어떻게 감시해야 하는가? 이런 단점을 감수하는 것보다 다수가 잘못된 결정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별 상관 없는 여담.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등장하는 국가는 기술관료제라고 볼 수 있을까? 높은 능력을 가진 개인에게 집중적인 교육을 해서 관리자 계층으로 일하게 하니 그렇게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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