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no=24b0d769e1d32ca73dec81fa11d028314d3faebecfec25ed6aa779bc7957f3086bed98a9e7bfc4b6940128ac3085a8658fec3eba97c7ec9bcf07224d1897c7483ed864ebc963e1df2b9c1d57ad7740bde8057bede9aeb0494972646bf469db22

뭐 분노조절장애면 사시미 든 문신 헬창 앞에서도 분노조절이 안되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야 다 큰 성인에게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다 생각하시겠지만, '기본적 귀인 오류'나 '대응편향'에 대한 연구만 봐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이나 정상인의 기준은 그때그때 달라지기 마련이고, 애든 어른이든 상황과 동기와 생각과 이것저것에 따라 감정과 욕구를 통제하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밖에 없거든요.

당장 층간소음이나 민식이 법 같은 문제만 해도,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층간소음이나 민식이가 사라지는 게 아니고, 반대로 어른들이라고 해서 횡단보도에 뛰어드는 민식이를 피할 수 없고 층간소음을 견딜 수 없다고 말한다 해도 마찬가지인데, 이걸 성격과 기질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누군 참을 수 있고 누군 참을 수 없는지만 가지고 싸우다보면 결국 서로 말꼬리 잡으며 자기불구화 전략(여기서 내가 뭘 더 할 수 있었겠어?)을 구사할 뿐이거든요.

물론 디씨에서 익명으로 키배 뜨고 서로 뇌에 우동사리만 든 네덕 근첩 쿨찐 병신이라고 조롱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가서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 문제일 수 있고, 사람 자체를 바꾸진 못해도 행동을 바꿀 수는 있다"고 말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말은 그렇다고...

책 이야기 : 마치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자를 '군대 갔다온 사람은 양심이 없다는 거냐"고 조롱하듯이,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를 오해하는 사람들은 "내가 말만 해도 폭력이라는 거냐"며 억울해한다. 하지만 비폭력대화는 폭력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잘못이라거나 누구나 비폭력대화를 해야한다고 폭력적으로(웃음) 강요하지 않는다. 비폭력대화에서는 대화당사자의 동기와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폭력을 폭력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가족상담으로 유명한 가트맨 부부는 다른 부부가 대화하는 모습을 짧은 시간 동안 관찰하는 것 만으로도 그 부부가 앞으로 이혼하게될지를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보기에 부부가 헤어지는 이유는 '성격차이'나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갈등을 해결함에 있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화의 표면에 직접적으로 갈등과 성격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부부의 갈등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 비폭력대화를 가르치고 실천하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폭력대화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사회적 기술이나 인격수양의 방법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