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181일차 2021/04/21
- 오늘 읽은 책
1. 질서 너머 - 조던 피터슨 - 웅진지식하우스, 김한영 역
406p ~ 437p - 32p
2. 인간이란 무엇인가 - 데이비드 흄 - 동서문화사, 김성숙 역
110p ~ 119p - 10p
3. Winnie -the- Pooh - A.A.Milne - EGMONT
81p ~ 98p - 18p
-181일차, 법칙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시바 며칠째 두통이 가시질 않는다.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시발
두통이 있다고 땡깡부리고 개지랄떨면 안되겠지.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더 의미있는 길을 걸어나가자구
물론 이런 일은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포괄하는 사랑이 필요한 일이고
이것은 결국 선택의 문제임을 말하는 파트가 법칙 12였음
"질서 너머"는 전반적으로 정규 후속작이라기보다는 확장팩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분량, 논증측면에서는 더 간략해졌고, 사례는 더 풍부해졌으며, 결론은 약간 더 추상적이다.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 이 학자의 입장에 서서, 혼돈으로 인한 인류보편의 고통을 여러측면에서 조망하며 초점을 명확히하고 대처방법을 논증한 책이었다면, 이번 "질서 너머"는 임상의 혹은 멘토의 입장에 서서, 질서가 붕괴되는 스노우볼을 멈추고 제목 그대로 질서너머, 더 나은 어딘가로 향하는 길을 일러준 책으로 볼 수 있을 거 같다.
질서 너머라는 제목답게 기존 질서의 순응을 요구함과 동시에 그 혁신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파트들이 많아서 좋았지만, 법칙의 토대를 상정하는데 많은 자료와 논증을 제시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에선 토대로 잡는 이론, 주장, 실험이 상당히 흥미를 돋굼에도 불구하고 그 분량이 개요잡기 정도로 상당히 간략화되어 진행된 점이 아쉬웠다. 구체화된 영역을 넘어서고자 하는 책의 컨셉탓인지 각 파트의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초반부의 구체성과 명료함이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보여지지도 않았다. 조밀하고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던 것에 비해, 짜임새가 덜하고 심각성에 비해 상투성을 극복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실제 피터슨이 내담자를 치료했던 임상사례와 경험, 대중문화와 고대신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명확한 해설은 매우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그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맴돌며 떠나지 않는다. 특히 실제 치료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며, 인간의 몸과 생활에는 얼마나 밀접하게 겹쳐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라는 구조를 통해 나의 정신을 재구성하는 일이 심리를 변화시키고, 안정시키며, 나아가 나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변화시켜 하나의 우주로 통합시킬 수 있게된다는 이야기는 언뜻 기적처럼 다가오기에도 충분했다.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의 형태는 가지각색이었지만, 모두 하나같이 순진함 혹은 부주의함 때문에 받은 악의적 고통을 극복하고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였고, 이 책 전반에 깔린 태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 나은 곳이 구체적으로 어딜까? 이는 가능성의 영역에 존재하는 미래를 선택해야하는 문제이고, 우리는 자유의지를 통해 그 무한한 미래를 하나의 현실로 좁힌다. 피터슨은 우리는 선도, 악도 선택할 수 있기에 역설적으로 우리가 도덕을 행할 능력이 있다고 지적하며,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실천 가능한, 반복 가능한, 발전적인 선택을 요구한다. 전작에서의 이야기가 혼돈에 의한 고통이었다면, 이번작의 이야기는 악의에 의한 고통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이 악의에 맞서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기에 책에서 악을 벌하는 이야기에 많은 분량을 허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분개라는 감정을 분해하며 복수보다는 극복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악의를 극복해야함을 일깨워주며, 두려움에 맞서는 이야기의 원형과 개별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책을 제대로 읽은 이라면 각 파트의 이야기들이 한데 뭉쳐 초점이 나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의 충분한 인용도 읽는 맛이 살아나 재밌게 읽었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정치인들이 저마다의 가치를 주장하며, 저마다의 유토피아를 외치며, 오히려 디스토피아의 도래를 걱정하게 되는 지금, 괴테의 파우스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성경, 고대 신화 까지 내려가는 과거 속에서 현재에도 통용될 법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고전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 한편, 왜 이런 이야기를 현대의 인물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삶을 이야기하는 문학 속에서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을 한다. 이야기 속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면, 해결책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해결을 말하는 이야기는 없는 것일까? 한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라 그런 것일까?
굳이 책을 하나하나 읽어보진 않더라도 고전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문제의식의 발현은 축적이 필수적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이 다른 문제를 강화시키며 히드라처럼 문제가 증가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떤 이야기가 필요한 것일까? 우리는 가능성의 영역에 존재하는 무한한 문제들을 깨닫게 된 것이 아닐까? "탐나는 것 열 가지를 놓고 결정을 못한다면 열 가지 모두에게 고문을 당하는 셈이다" (215p) 라는 피터슨의 말처럼, 우리는 결정하지 못해 고문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때 말씀을 사용하셨다는 이야기에서 보이듯, 우리의 말, 즉 이야기를 통해 무한한 문제들을 하나의 현실로 좁혀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으로 남으려다 아무것도 되지 못하느니 실제로 어떤 것이 되는 편이 훨씬 낫다" (220p)
다만 그 "어떤 것"이 반쪽짜리 이야기는 아니기를 바란다. 그러니 앞으로 아래 인용문을 깊게 생각해보고자 한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내가 온 것은 그들을 폐하기 위함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전통의 산물이자 전통을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존재다." (2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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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한 책 - 26권]
1. 융 기본 저작집, 정신 요법의 기본 문제
2. 죄와 벌 (총 2권)
3. 체호프 단편선
4. 목소리를 보았네
5. 반지의 제왕 (총 7권)
6. 괴테와의 대화 1권
7. 에덴의 용
8. 수용소 군도 (총 6권)
9. 현명한 투자자
10. 일리아스
11.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12. 원칙
13.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14. 질서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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