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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쉬. 자신을 방황으로 몰고 있는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요? 당신이 찾고 있는 영생은 발견할 수 없어요. 신들은 인간을 창조하면서 인간에게는 필멸의 삶을 배정했고, 자신들은 불멸의 삶을 가져갔지요. 길가메쉬. 배를 채우세요. 매일 밤낮으로 즐기고, 매일 축제를 벌이고, 춤추고 노세요. 밤이건 낮이건 상관없이 말이에요. 옷은 눈부시고 깨끗하게 입고, 머리는 씻고 몸은 닦고, 당신의 손을 잡은 아이들을 돌보고, 당신 부인을 데리고 가서 당신에게서 즐거움을 찾도록 해주세요. 이것이 인간이 즐길 운명인 거예요. 그렇지만 영생은 인간의 몫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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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현생은 지리멸렬하고 요즘 나오는 책들은 지지부진하고 역병 때문에 어딘가 떠날 수도 없는 요즘,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덕에 시간여행을 다녀왔다.

5000년 전의 이야기다. '호메로스'보다도 1500년 가량 앞선 시대이다.

그 시절에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져 있었다.


우르크의 왕이자 힘좋고 머리좋은 '길가메시'는 천하의 망나니다.

그런 그가 절친 '엔키두'의 죽음을 목도하고 '메멘토 모리'의 순간을 체험한다.

인간의 유한함을 자각한 그는 부조리한 운명에 맞서 영생을 찾으러 떠난다.

인간 세상의 끝조차 넘어선 땅에 살고 있는 현자 '우트나피슈팀'을 만나는 여정이다.


세상의 끝, 강 하나만 건너면 우트나피슈팀이 사는 영역. 여기에 뜬금없이 여인숙이 있다.

여인숙의 주인인 '시두리'라는 신비의 여인은 맨 위에 내가 발췌해둔 대사를 읊는다. (시두리를 지혜의 여신으로 보는 설도 있다고 한다.)

허황된 영생 따위 포기하고 고향에 돌아가 친구와, 아내와, 아이와 더불어 재밌게 살다 이 세상을 떠나라고 조언한다.

나는 이 말이 참으로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끝내 이를 뿌리치고 우트나피슈팀 영감을 만나지만 영감 역시 '필멸의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한다.

대신 '불로초'를 선물해준다. 길가메시는 불로초는 안먹고 뜬끔 목욕재계를 실시한다. 

그와중에 '뱀'이 와서 불로초를 스틸한다...... 그리하여 뱀은 허물을 벗어가며 영생한다는 전설이 파생된다.


운명을 이기지 못한 길가메시는 고향에 돌아와 무난하게 살다간다...


인생의 정답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5000년째 던져져있는 이 질문에 아직도 인류 전체를 만족시키는 정답이 나오지 않았다.

인간은 여전히 '필멸'하며 '생로병사'의 덫에 걸려있다.


이 지독한 숙명에 엿을 먹이는 그나마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즐겁게, 행복하게 살다가는 게 아닐까.

나는 저 시두리의 답이 그나마 맞다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매일매일 놀고 먹고, 아름다운 배우자를 맞이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다 가는 삶.


그런데 현시점에서 저런 게 가능한 사람은 몇 %나 되는가???

이 조차 재주 좋은 소수의 인싸들에게나 허락된 처방이 아닌가?

저럴 수 없으니 인간의 굴레가 계속되는 게 아닌가?


나는 여전히 의문만 가득한 채, 독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