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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옷을 잘 입는 건 중요하다. 

그 잘 입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각자의 방향성과 기준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형식과 내용이 일치함을 안다면,

내 내면을 가꾸는 것 만큼이나, 내 외면 역시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 

더구나, 요즘은 너무 빠른 세상 속에서 너무 바쁘게 살고들 있기 때문에, 보여지는 것이 결국 능력이다.

바꿔말하면, 내가 능력있음을 남들이 알 수 있게 프레젠테이션이 필요하단 뜻이다. 


2.


남성복에 한정하자면,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할수록 모든 것이 간소화되고 있다. 

한때 만찬 후 남자들끼리 서재에 모여 담배를 피며 격식없이 담소를 나눌 때 편하게 입기 위해 입었던 스모킹자켓이

지금은 노벨상 수상식이나 국가정상간의 만찬장에서나 볼 수 있는 턱시도의 원조이고,

그마저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90년대만 하더라도 화이트칼라라면 당연히 수트에 구두를 신고 타이를 메고 출근했지만,

이제는 츄리닝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도 출근이 가능한 세상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예전에는 상류층에서 입던 것들이 탑다운으로 내려오면서 유행을 하다가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면,

요즘에는 거꾸로 거리에서, 하류층에서 유행하는 것들은 상류층이 사 입는다. 

그러니까, 루이비통도 버버리도, 프라다도, 구찌도, 다 티셔츠 쪼가리나 만들고 앉아있는데 그러지 않으면 돈을 벌 수가 없는 세상이란 소리다.

왜 애써 모두가 낮은 계급처럼 보이고 싶은 걸까? 


3. 


<스프레차투라>라는 개념이 있다. 

세심하게 계획된 무관심, 자연스럽게 보일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말한다. 

잘 차려 입었지만, 일부러 넥타이를 삐뚜름하게 맨다든지, 셔츠 단추를 잠그지 않은 채 다닌다든지 뭐 그런거다. 

그러니까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리고 세상의 멋쟁이들은 

내가 애써 멋부리지 않아도 이 정도는 입는다. 이런 센스는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나의 타고난 재능일 뿐이다. 라는 애티튜드가

결국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완벽에서 뭔가 하나를 어긋나게 만들 때 비로소 정점에 오를 수 있다는 나름 심오한 개념이기도 하다. 


4. 


원래 관심있는 분야라서 재밌게 읽었지만, 남들도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클래식한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