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관계는 꽤나 복잡해서

그렇게 친밀하지는 않은데 동창 혹은 동향이란 구심점으로 만나는 애들이 종종 있음

내가 같이 서점에 간 친구도 이에 해당되던 유형이었다


같이 예비군을 끝나고

서점엘 들렸는데

다른 친구들과의 술자리 모임 전까지 책 좀 읽고 가자는 것이었음



이 친구는 두꺼운 자격증 책을 꺼내 들고 읽고 있었고

난 대런 섄 시리즈 중 첫 편인 괴물서커스단을 꺼내서 봤음


아직도 기억나는 그 친구의 히죽거리는 입술

'그런 애들 보는 것나 읽냐'라고 표정이 말하고 있더라



솔직히 난 아는 사람과 같이 책을 읽는 데

굳이 버지니아 울프 단편선이나 몽테뉴의 수상록 따위를 들고 읽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가식적으로 대런 섄 시리즈를 집어든 건 아니었음


실제 대런 섄을 좋아하고 소장 중이고, 만화로도 본

라이트 하지만 나름의 팬

나의 소중한 컬렉션 중 하나이자 대런 섄의 서막인 괴물서커스단을 그런식으로 히죽거린다는 게 참...



물론 그 히죽거림이 별 거 아니었을 수도 있음

그리고

나부터 스놉 근성이 있으므로 상대의 스놉지수를 평가해보기 위해

일부러 아동틱한 제목의 판타지 소설을 집어든 역발상적 심리가 있었던 것도 인정


나도 한 스놉 하지만

그 친구는 좀 더 심했던 것 같음.

말미에 자격증 책을 꽂아놓고 시집을 들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