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독갤 쓰앵님들,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무명글쟁이입니다.
오늘 독갤에 올라온 글들 후루룩 보는데 필립 로스 이야기가 나와서 문득 생각의 연결 고리가 발동했달까.
그냥 생각나는대로 내뱉어보는 두서 없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필립 로스 책 많이는 안 읽어보았고, 문학동네서 나온 <울분> 정도 읽어보았는데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근데 이 <울분>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지요. 소설의 원제 그대로인 <인디그네이션>이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필립로스 <울분> 재밌게 보신 분들은 참고 삼아 보셔도 좋겠습니다.)
이 <인디그네이션>의 주연 배우가 누군가 하니, '로건 레먼'이라는 남자애죠?
근데 이 로건 레먼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중 하나가... 바로,
역시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월플라워>입니다. <월플라워> 좋아하십니까? 소설이든, 영화든.
로건 레먼은 <인디그네이션>도 그렇고 <월플라워>도 그렇고 소설 원작 영화에 이렇게 주연으로 나오는 거 보면, 검증된 시나리오를 선호하는 건지... 뭐 그런 건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제가 <월플라워>를 되게 좋아해요.
저는 책 만큼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월플라워>에는 이런저런 음악 이야기도 많이 나오거든요. 영국 밴드 The Smiths의 <Asleep> 같은 곡은 되게 중요한 소재로 나오기도 하고요. 책도 두어번, 영화도 두어번 봤는데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볼 때마다 좀 울컥울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책이든, 영화든.
아마도 저는 무명글쟁이고 하다 보니까, 작가를 꿈꾸는 <월플라워>의 주인공 이야기를 보면서 좀 더 몰입이 됐던 게 아닐까 싶어요. 엠마 왓슨이 가장 예쁘게 나온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월플라워>는 미국의 몇몇 지역에서는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는데요. 왜그릉가는 뭐 보시면 아실 수 있지 않겠는가. <월플라워>속 학교 선생님이 주인공에게 이런저런 고전책 추천해주거든요. <위대한 캐츠비> 라든가 뭐 그런 책들. 그러니 고전 좋아하시는 분들은 <월플라워> 보시면, 즐겁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건 <월플라워>에서 중요하게 나오는 영국 밴드 더스미스의 <Asleep> 가사인데 말이지요.
자장가를 불러줭, 자장가를 불러줭.
나는 지쳤고, 자러 가고 싶다능~ 힝~
하는 가사 아니겠습니까.
듣고 있으면, 아 씨바 죽고 싶네... 하는 생각이 드는 곡입니다.
죽기 전에 들으면 좋은 곡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죽어서는 안되겠죠. 우째 살든 살아야 좋은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독붕이들은 책도 읽고 뭐 그렇지 않겠어요?
소설 <월플라워>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여자애가 남주에게 타자기를 선물하면서 한 줄을 미리 타이핑 해놓습니다.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써줘.'
그리고 우리의 찌질한 남자 주인공은 이어서 타이핑을 합니다.
'그렇게 할게.'
이 부분이 되게 좀 아름다우면서도 울컥한 구석이 있는 장면이에요.
필립 로스 게시물을 보다가 우짜다 보니 <월플라워>가 떠올랐는데요. 추천합니다.
<월플라워>는 서간체 소설이고, 성장 소설이라고 봐야되겠죠. 글을 쓰고 싶어하는 고삐리 이야기인데... 저는 무척 재밌게 읽었습니다.
소설 다 보시고 재밌으면 뭐 그때는 영화 <월플라워>를 보셔도 되겠지요.
독갤에서는 이미 보신 분들 많이들 계실 것 같지만.
아, 그리고 제가 쓴 글 중에 역시나 서간체 소설이 있는데영. 거기에 필립 로스 <울분>에 대해 써놓은 글이 하나 있어서, 재미삼아 걍 보세요.
재미 없어 보이시면 걍 뒤로가기 하시면 되겠고.
장편 소설의 한 부분이라 뭔 얘기인지 모르시겠지만, 아 무명글쟁이는 이런 글 쓰는구나 생각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ㅇㅇ
제가 쓴 소설 역시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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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회사 일로 지방에 다녀왔어요. 기차 타고 편도 두 시간 걸리는 곳이요. 왕복 네 시간 기차 탈 동안 읽으려고 서점에서 책을 사 들고 갔거든요.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에요. 필립 로스의 『울분』이라는 책이요. 그렇게 책을 들고 자리에 앉았는데 옆에 트레이닝복의 청년이 운동 가방을 내려놓고 앉는 거예요. 기차에서 혼자 앉아 가는 걸 좋아해서 일부러 역방향으로 자리를 잡은 건데 옆에 사람이 앉아서 좀 싫었어요.
근데 이 사람이 앉자마자 20분 넘게 통화를 하는 거예요. 그 조용한 기차 안에서요. 저기요. 죄송한데요. 그 입 좀 닥쳐주실래요?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니까요. 통화를 들어보니 그 청년은 아무래도 운동으로 대학이든 어디든 들어가려고 했던 거 같아요. 통화하는 상대에게 부상 때문에 면접조차 보질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아파서 뛸 수가 없었대요. 청와대에서 경호 시험을 보는 사람들도 체력 검사에서 만점을 받고는 100m 달리기가 느려 떨어진다는 얘길 했어요. 집에 내려가면 정형외과에 가볼 것이고, 이제는 운동이 아닌 공부를 하겠다고 했어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그저 불운이며, 앞으로의 일에 대한 액땜이라면서요. 그렇게 오랜 통화를 마치고는 한숨을 푹푹 쉬더라고요. 긴 통화 끝에 한숨이라니. 참 성가신 사람이었어요.
“운동선수예요?”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긴 한숨을 내뱉던 청년이 제 옆에서 소리 내서 울기 시작했거든요. 청년의 다리를 보니 테이핑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어요. 마음이 넓지 못한 저는 울고 있는 청춘 옆에서 그 어떤 위로도 해주질 못 했어요. 손에는 그저 필립 로스의 『울분』을 들고서요.
불운한 청년과, 『울분』을 든 사람이 기차를 함께 탄 거예요.
불운과 울분은 어감이 참 비슷하죠?
그리고 지금 제게 남은 건 그저 이런 글 하나밖에 없네요.
월플라워 내가 서양인에 인싸였으면 ㅈㄴ 재밌게 봤을 영화인데 동양인에 아싸라 그 갬성을 온전히 느끼는게 힘들었음..
개추드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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