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누구나 남성성에 대한 유치한 판타지 정도는 있게 마련이고, 대개는 이로 인한 흑역사 역시 하나쯤은 갖게 마련입니다.

이 미숙한 남성성의 표출은 대체로 제도권 교육 이수 후 부끄러움을 학습하며 극복되기 마련인데 간혹 가다 그 어릴적 로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노욕을 부려대는 어른이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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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서 ‘실전 공수도’를 빌려버린 저처럼 말이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백하자면 제 어릴 적 판타지는 벽을 주먹으로 부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직관적으로 와닿는 남성성입니까! 벽을 부수는 개쩌는 나!

하여 어릴 적부터 벽과 나무를 살살 치고 다니는 기행을 저지르기도 하고 나름의 시그니쳐 동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허리 펴고 어깨 힘 빼고 걸어 다니고 기괴한 춤을 추는 척하며 체중 이동도 연습했죠.

하다하다 동네 약수터에서 주먹을 휘둘러 조지는 힘을 배양하기 위한 동작을 만들어 연습하다 동네 아재가 그거 다 헛힘쓰는 동작이라며 고립운동 시킨 적도 있습니다.

‘아 이거 사실 휘둘러 조지는 힘을 기르기 위해 만든 동작이다. 신체의 협응이 중요한 요소라 헬스식 고립운동과는 목적이 다르다’

...고 말하면 뭔가 인간으로서 중요한 걸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 그냥 배웠습니다. 되게 수치스러웠네요..

이런 제가 맨손으로 공방을 주고 받는 극진계열 공수도에 관심을 두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공수도 특유의 정권단련은 이미 유명하기도 합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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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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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내용은 알찹니다. 기본 자세, 자주 사용하는 기술과 그 연계, 공방의 요령, 필요한 신체능력을 기르는 단련법까지 체계적으로 나와 있네요.

특히 기술의 목적과 쓰임을 잘 풀이해놓아 이쪽 처음 접하는 저도 아가리공수도 유단자로 만들어 버리는 묘용이 있습니다. 아가리또~

유일한 흠이라면 책 속에서 '실전 공수도'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나와 읽는사람 오글거리게 한다는 게 있습니다. 차라리 극진이라 하지...

언젠가 벽을 부술 그날까지 파이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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