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책 제목이라능. <무기력 대폭발> 좋지 아니합니까?
시가 그렇잖아.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두 단어가 모여서, 거기서 오는 생경함이랄까, 이질감이 독자에게 특별함을 안겨주는 거.
무기력+대폭발이 나한테는 그렇게 보여서 나는 이 제목이 참 시적이라고 생각해.
독붕이들 혹시 음악 좋아하십니까. 사실 <무기력 대폭발>은 책 이전에 곡 제목이기도 해.
20년 전 국내 홍대바닥에서 처음 인디 음악이 스멀스멀 생겨났잖아.
노브레인, 크라잉넛, 코코어 등등.
그때 부산에서 올라온 Ann(앤)이라는 밴드가 있었거든. 1세대 인디밴드였지.
98년도에 앨범 냈고, 2010년도에 EP인가 냈어.
98년도에 나온 Ann 앨범에 실린 곡 중에 하나가 <무기력 대폭발>이야.
그럼 책 <무기력 대폭발>을 쓴 장현정은 누구냐...하면 밴드 Ann에서 노래하던 사람이라능.
장현정은 지금 부산에서 '호밀밭' 출판사의 대표로 있어.
그리 흔치 않은 지역 출판사도 보니, 부산 사람들은 이 출판사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 있을랑가 모르겠어.
내가 원고 쓰고 출판사 여기저기에 투고하면서 장현정 대표와도 메일을 주고받았거든.
사람 되게 좋아보이더라.
사실 나는 밴드 ann의 팬이었기 때무네... 투고한다는 생각보다는 팬레터 보낸다는 생각으로 투고하긴 했는데. ㅎㅎ
<무기력 대폭발>은 그렇게 널리 알려진 책은 아니지만, 인디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재미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또 책 자체도 나름 재미나서 그냥저냥 소개해봄. 일단 나는 이 제목을 참 좋아하거든. 가끔은 제목만으로도 충분하 가치가 있는 책도 있지 않나, 싶어.
Ann 음악 중에서는 <러브레터>, <rain28>, <오후의 냄새> 이런 곡들 추천한다능.
<러브레터>는 요즘 나오면 여성들에게 많이 욕먹을 가사인 거 같은데... 호밀밭 출판사에서는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왕왕 나와서 뭔가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면 재미난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특히 난 <오후의 냄새>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이 곡에서 '주문했던 그 파란 음료는 뭐였지' 하는 가사가 나오거든. 이 '파란 음료'가 뭔지 너무너무 궁금했어. 그래서 장현정 대표에게 대놓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압상트'라고 하더라.
멤버들이 다 부산 사람이라 그런가, 2010년에 나온 EP의<기쁜 열대>라는 곡에서는, '만취한 꼴데팬, 내일은 대호가 홈런 칠 거야.' 라는 재미난 가사도 있고.
꼴데팬들은 참고하라능. 근데 대호는 10년 전에도 홈런 많이 치더니, 올해도 여전히 많이 치네.
그럼, 오늘은 이만.
표지 그림 귀엽다요 - dc App
주문했었던 그 파란 술 이미 마셨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