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viewimage.php?no=24b0d769e1d32ca73dec8efa11d02831b210072811d995369f4ff09c9cd44d82cba30d7ed2ac23f0d7b9c907b7cf7268621c5be2803491be1ab5d66c9ed44644c8cf71e903083b5efd12794ebb391de75dce25959aaaaef0213d1505e48f87


주제는 계급과 삶인거 같음. 특히 중상류층의 삶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 노신사가 사실은 아동성애자였다던가

아이를 키우는 중산층 여성이 문화생활을 하려 노력하는 이야기

방구석에서 니체를 읽는 예술가가 왜 아다를 못 땠는지

더블린 골목의 콩요리가 맛있는 술집에서부터 아일랜드인에게 런던이 위치한 동쪽이 상징하는 바, 부유한 외국인 관광객들, 민족주의와 선거 그리고 문화와 계급의식의 관계를 놀라우리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음. 빈민이 아닌 중산층 이야기라서 그렇게 어둡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표현방식이 꽤나 유쾌함

가장 비판적인 단편의 결말을 읽어보자



직장을 얻을 무렵 집에다 들였던 가구에서 뭔가 못마땅한 점이 보였다. 안니가 고른 가구였고 안니 생각이 났다. 너무 점잖고 예쁘장해 보였다. 제 삶에 대한 흐릿한 분개가 깨어났다. 작은 집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겔라허처럼 용감하게 살기엔 너무 늦은 건가? 런던에 갈 수는 있을까? 아직 할부를 내야할 가구가 있었다. 만일 책을 써서 어떻게 출판할 수만 있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눈 앞에는 바이론의 시집이 한권 놓여있었다.

그는 아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왼손으로 책을 펼쳐 첫번째 시구를 읽기 시작했다:

바람이 멎으매 저녘놀에 정적이라
잎새에 스쳐갈 서풍 하나 불지 않고
내 돌아가 마가렛의 무덤을 보러가니
사랑스런 흙 위에 흩은 꽃잎들을

멈췄다. 운율이 자신을 감돌아 방을 울리는 것이 느껴졌다. 얼마나 서정적인가!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시구에 내 영혼의 서정을 담아낼 수 있을까? 쓰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몇시간 전에 그란턴 다리 위에서 느꼈던 것처럼. 그때 느꼈던 것을 떠올린다면...

아이가 깼고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뒤돌아 아이를 달래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팔에 아이를 앉기고 앞뒤로 흔들었으나 울음소리는 점점 날카로워졌다. 팔은 아이를 더 빨리 흔들었고 눈은 두번째 구를 훑기 시작했다

여기 좁은 독방 안에 그대의 점토가 누워 있어
한때...

소용없었다. 읽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이의 울음이 고막을 꿰뚫고 있었다. 허무하고 또 허무했다! 삶이 그를 옭메고 있었다. 남자의 팔은 분노로 떨렸고 갑자기 몸을 구부려 아이의 얼굴에 대고 소리를 쳤다: "그만!"

아이는 잠시 울음을 멈췄으나, 공포에 몸을 떨더니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중략)... 놈이 연달아 일곱번째로 훌쩍이는 것을 들으며 공포감에 아이를 가슴팍에 끌어 앉았다. 애가 죽기라도 한다면...

문이 벌컥 열렸고 젊은 여인이 헐떡이며 달려 들어왔다."뭔데? 뭐냐고?" 여인이 소리쳤다.

아이는 제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선 발작적으로 훌쩍여댔다.

"안니, 아무일도 아니야... 그... 애가 울길래..."



대충 이정도 맵기임. 참고로 남자는 키 작고 곱상하게 생긴 말단 공무원임. 아일랜드 민족주의에 묻어가려면서 출세해서 런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게 모순적임. 문학충인데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음. 이렇게 지리적, 이념적으로 뿐만 아니라 도덕적, 인간적으로도 사실주의적임. 특히 인상적이였던 부분은 주인공도 잘 모르는 도시의 구역들, 서로 마주치지지 않고 진행되는 군상극으로 더블린이란 도시의 규모를 현실성있게 묘사했단 점이였음


주제 이전에, 다른 어려운 소설들의 배경을 평이한 언어로 묘사하는 조이스 입문서이기도 함. 몇몇 인물들은 율리시스에 재등장한다더라고

2번째로 완독해본 영어소설이 이거였는데 잘 읽히더라. 영어 공부하는 독붕이들은 더블리너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