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가 할 수 있는 것
필사는 ‘베껴’+‘쓰기’입니다. 베끼려면 잘 봐야 합니다. 대충 보아서는 정확히 옮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사 과정에서의 읽기는 평상시의 읽기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떤 요소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 내야 하지요. 문장부호, 개별 단어, 문법 세 가지 영역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필사는 문장부호에 주목하게 합니다. 평상시 글을 읽을 때라면 쉼표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필사를 위해서라면 쉼표 하나도 건너뛸 수 없습니다. 콜론(:)이나 세미콜론(;) 같은 문장부호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술적인 글에는 콜론이나 세미콜론이 널리 쓰이는데, 쓰임새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이들이 쓰인 문장을 필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필사는 개별 단어에 주목하게 합니다. 글을 읽다가 take a shot(시도하다)이라는 표현을 처음 만났다고 해 봅시다. 대개 문맥과 shot만 보고도 take a shot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사가 있어야 하니 take가 쓰이긴 했지만, 의미로 보면 take가 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have였는지, get이었는지, take였는지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필사에서는 take를 슬쩍 넘어가거나 아예 건너뛸 수 없습니다. take를 베껴 써야 하기 때문에 단어를 읽고 머릿속에 잠깐 담았다가 손끝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take라는 단어가 기억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한 번 썼다고 완벽하게 기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평상시처럼 읽기만 했을 때보다는 분명히 기억에 더 남을 겁니다.
셋째, 필사는 다양한 문법 요소에 주목하게 합니다. 관사를 한번 볼까요? 평소에는 a가 붙었는지 the가 붙었는지, 아니면 아예 없는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논리와 정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관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내용은 파악되거든요. 그런데 정확히 베껴 쓰려면 관사를 안 볼 수가 없습니다.이처럼 필사는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게 함으로써 단어와 구두점, 나아가 문법 요소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평소에는 잘 보지 않던 요소들도 다시 한 번 보게 되죠. 이런 면에서 필사는 작문 실력 향상에 일정 정도 도움이 됩니다.
필사가 하지 못하는 것
작문은 필사보다 훨씬 많은 요소를 포함합니다. 필사한다고 글 전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어디에 대화를 배치하고 어디에 묘사와 설명, 독백을 넣을 것인지 등을 단번에 배울 수는 없습니다. 글을 쓰려면 이 모든 것들을 잘해 내야 하지요. 작문은 쓰기 전의 대략적 계획에서부터 브레인스토밍, 전체 판 짜기, 아이디어의 전개, 퇴고와 편집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행위를 포함합니다. 이에 비해 필사를 할 때는 보통 한 문장 안에서 비교적 단순한 활동이 반복됩니다.
또한 필사자의 언어 능력에 따라 한 번에 베낄 수 있는 텍스트의 양이 달라집니다. 우선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라면 한국어 작품을 필사할 때 훨씬 긴 표현을 단번에 옮길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어가 편한 학습자는 한 번에 비교적 긴 문장을 필사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국어만큼은 아닐 겁니다. 영어 초심자라면 긴 문장을 한꺼번에 베껴 쓸 엄두조차 나지 않겠죠.
외국어 문장을 필사할 경우, 단어를 알아도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면 한두 단어 수준의 옮겨 쓰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단어씩 베껴 쓰기’가 되는 셈이죠. 읽기 힘든 단어가 등장하면 아예 ‘한 글자씩 베껴 쓰기’가 되어 버리기도 하고요.
즉 필사는 본격적인 습작보다는 꼼꼼히 읽기에 적합한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 깊이 읽기’에 목표를 둔다면 필사가 좋은 선택이지만, 영작문 실력을 높이는 주요 전략으로 삼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필사를 넘어 더욱 폭넓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필사는 ‘베껴’+‘쓰기’입니다. 베끼려면 잘 봐야 합니다. 대충 보아서는 정확히 옮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사 과정에서의 읽기는 평상시의 읽기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떤 요소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 내야 하지요. 문장부호, 개별 단어, 문법 세 가지 영역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필사는 문장부호에 주목하게 합니다. 평상시 글을 읽을 때라면 쉼표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필사를 위해서라면 쉼표 하나도 건너뛸 수 없습니다. 콜론(:)이나 세미콜론(;) 같은 문장부호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술적인 글에는 콜론이나 세미콜론이 널리 쓰이는데, 쓰임새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이들이 쓰인 문장을 필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필사는 개별 단어에 주목하게 합니다. 글을 읽다가 take a shot(시도하다)이라는 표현을 처음 만났다고 해 봅시다. 대개 문맥과 shot만 보고도 take a shot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사가 있어야 하니 take가 쓰이긴 했지만, 의미로 보면 take가 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have였는지, get이었는지, take였는지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필사에서는 take를 슬쩍 넘어가거나 아예 건너뛸 수 없습니다. take를 베껴 써야 하기 때문에 단어를 읽고 머릿속에 잠깐 담았다가 손끝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take라는 단어가 기억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한 번 썼다고 완벽하게 기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평상시처럼 읽기만 했을 때보다는 분명히 기억에 더 남을 겁니다.
셋째, 필사는 다양한 문법 요소에 주목하게 합니다. 관사를 한번 볼까요? 평소에는 a가 붙었는지 the가 붙었는지, 아니면 아예 없는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논리와 정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관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내용은 파악되거든요. 그런데 정확히 베껴 쓰려면 관사를 안 볼 수가 없습니다.이처럼 필사는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게 함으로써 단어와 구두점, 나아가 문법 요소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평소에는 잘 보지 않던 요소들도 다시 한 번 보게 되죠. 이런 면에서 필사는 작문 실력 향상에 일정 정도 도움이 됩니다.
필사가 하지 못하는 것
작문은 필사보다 훨씬 많은 요소를 포함합니다. 필사한다고 글 전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어디에 대화를 배치하고 어디에 묘사와 설명, 독백을 넣을 것인지 등을 단번에 배울 수는 없습니다. 글을 쓰려면 이 모든 것들을 잘해 내야 하지요. 작문은 쓰기 전의 대략적 계획에서부터 브레인스토밍, 전체 판 짜기, 아이디어의 전개, 퇴고와 편집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행위를 포함합니다. 이에 비해 필사를 할 때는 보통 한 문장 안에서 비교적 단순한 활동이 반복됩니다.
또한 필사자의 언어 능력에 따라 한 번에 베낄 수 있는 텍스트의 양이 달라집니다. 우선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라면 한국어 작품을 필사할 때 훨씬 긴 표현을 단번에 옮길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어가 편한 학습자는 한 번에 비교적 긴 문장을 필사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국어만큼은 아닐 겁니다. 영어 초심자라면 긴 문장을 한꺼번에 베껴 쓸 엄두조차 나지 않겠죠.
외국어 문장을 필사할 경우, 단어를 알아도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면 한두 단어 수준의 옮겨 쓰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단어씩 베껴 쓰기’가 되는 셈이죠. 읽기 힘든 단어가 등장하면 아예 ‘한 글자씩 베껴 쓰기’가 되어 버리기도 하고요.
즉 필사는 본격적인 습작보다는 꼼꼼히 읽기에 적합한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 깊이 읽기’에 목표를 둔다면 필사가 좋은 선택이지만, 영작문 실력을 높이는 주요 전략으로 삼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필사를 넘어 더욱 폭넓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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