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면, 元求의 마음은 감당할 수 없도록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그것은 東旭 남매의 음산한 생활 풍경이 그의 뇌리를 영사막처럼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빗소리를 들을 때마다 元求에게는 으레 東旭과 그의 여동생 東玉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들의 어두운 방과 쓰러져가는 목조 건물이 비의 장막 저편에 우울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비록 맑은 날일지라도 東旭 오뉘의 생활을 생각하면, 元求의 귀에는 빗소리가 설레고 그 마음 구석에는 빗물이 스며 흐르는 것 같았다. 元求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東旭과 東玉은 그 모양으로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