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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회에 참여중인데, 참가자들 판본이 각기 다 달라서 짧게 따로 쓴다. (나는 김구용)
독회 진행자가 올리는 글에는 별도로 댓글 달겠다.
2권은 12회 도겸의 서주 양도 부터 22회 조조와 원소의 대립까지 다룬다. 일단 2권의 큰 사건들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유비의 서주 획득
2. 여포의 사망
3. 조조가 한황실의 실세로 떠오름
2권 정도되면 삼국지연의 특유의 병신같은 전개와 억지가 두드러진다.
일단 12회의 도겸의 서주 양도 부터 말같잖다. 여포와 조조가 대립한 복양성 전투에선, 여포가 성에 침입한 위군에게 불을 써서 공격하는데 그 불이 여포군은 피하고 조조군은 태워 죽인다. (이런 병신같은 설정이 앞으로 주구장창 나온다.) 22회에서는 서주성을 두고 유비와 조조가 대립하는데, 조조가 척후로 보낸 장수 두명을 관우와 장비가 차례로 생포한다. 뭐 싸우다가 잡는것도 아니고 말에 타고 있는 사람을 낚아채서 옆구리에 낀다.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소싯적엔 이런 특유의 병맛을 꽤나 즐겼는데 이제는 영 재미가 없다. 아마도 이번 독회가 내 인생 마지막 삼국지 연의 일지도 모르겠다.
월탄 삼국지에서 서주 양도는 1권 꽤 초반에 나오는데 역시 박종화 쪽이 스피드하구만
거기서는 뭐라면서 양도하냐? 도겸 아들들이 반발하지는 않고? 김구용판에선 유비가 도겸 아들인양 자연스럽게 받아먹음
ㄹㅇ? 절대 안먹겠다고 끝까지 버팀. 장비가 먹자니까 왜 나를 의(義)없는 인간으로 만드냐고 화 존나 내던데...ㄷㄷ
도겸 아들들도 안나옴
유비가 거절하기는 하는데, 도겸이 자기 아들에게 주는거 마냥 계속 권하더라는 말이야 ㅋㅋ
아 그건 맞아. 계속 권하긴 해. 근데 꽤 일찍 서주 먹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감.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달까
유비가 군대로 도겸을 압박해서 자리를 얻었다는 추측도 있었던거 같은데
추측이 아니고 이게 팩트일껄. 조조한테 꼼짝없이 죽게 생겼는데 유비가 와서 구원을 해주고는, 나한테 넘겨라 그러면 자네 식솔들 목숨은 부지해 주겠네 딱 이런 그림 나오잖아
그러면 도겸 부하였던 애가 항복하고 장비 넘긴일도 설명이 됨
도겸부터가 애초에 인의군자와는 거리가 있는 지역 유력자였는데 유비한테 잘해줬다는 이유 하나로 긍정적으로 박제됐다는 게 ㄹㅇ 웃김.
삼국지연의는 유비를 위한 대체역사소설이니깐 ㅋㅋ
정사에서도 유비는 충분히 효웅임. 이런 면모를 다 덜어내고 틈날 때마다 울어제끼고 부하 코인 잘 탄 덕분에 황제까지 해먹는 고리타분한 보수주의자로 묘사한 게 연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 않을까?
정사를 읽어보지 않아서 할 말이 없네. 정사에서 유비는 어때?
나도 사실 정사 촉서를 완독한 건 아니라서 그리 할 말이 많진 않아. 다만 연의에서처럼 전투는 관장마황조에게 일임하고 전략과 내정은 제갈량/법정에게 의존하는 '덕 있는 바지사장'은 아니었지.
당장 연의에서 공명의 데뷔전으로 유명한 박망파 전투는 사실 유비가 기획한 전투였지. 참모가 전사하고 본거지에서 지원군이 오기 전까지 낯선 촉 땅 안에 짱박고 3년간 버틴 것도 보통 깡이 아니고. 애초에 조조급의 군재를 지니지 않았다면 호락호락 이길 수 없는 검증된 야전사령관임.
나는 연의가 촉한 정통론을 주장하는 만큼 유비가 실제보단 미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보구먼.
미화라는 건 작가가 지 꼴리는 대로 버프를 준다는 건데 그 과정에서 삼국 창업주들 중에서 가장 처지는 배경을 지녔던 유비가 아득바득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었던 덕목들을 일부 짤라버려서 그런 게 아닌가 싶네. 심지어 제갈량이 젊은 나이에 그만한 역량을 지니게 된 것도 유비가 임관하자마자 전방위로 빡세게 부려먹어서 패시브 스킬화된 거라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