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이지만 경험담임.
손글씨, 만년필 충들은 꺼지시고.
어떤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어떻게 저런 글을 썼는지 알고 배우고 느껴서
그걸 바탕으로 성장하고 싶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적합한 방법임.
조악하게나마 비유하자면
독서는 작가의 여행을 TV나 유튜브 등의 매체로 간접경험하는 것과 비슷함.
하지만 내가 제안하는 방식의 필사는, 작가가 여행한 지역을 직접 찾아가 걸어보는 경험과 매우 비슷함.
작법을 배우는 필사는 절대 '글씨 베껴 쓰기'가 되어서는 안됨.
문장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적어도 외워서, 마치 집필 당시의 작가 입장이 되듯 쓸 수 있어야 함.
여기서 외운다는 게 이문구처럼 만연체의 작가일 경우,
쉼표를 너머 다음 마침표까지의 모든 부분을 기계적으로 외우라는 뜻은 아님.
쉼표도 엄연히 작가의 생각이 잠시 쉬었다 간 부분이니 그 부분까지만 기억하거나
쉼표 따위가 없더라고 의미가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라면 거기까지만 이해해도 좋음.
대략적인 순서는
1. 문장 하나, 혹은 하나의 의미 단위를 읽는다
2. 그걸 기억한 상태에서 마치 내 글을 쓰듯 옮겨 적는다
의 반복임.
이걸 하면
처음에는 작가가 왜 이 문장을 이렇게 썼는지 이해하게 됨.
계속 지속하다보면 작가가 이 문장을 쓸 때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느끼게 됨.
끝마치고 나면 나도 무언가 쓰고 표현할 수 있겠다는 의지? 용기? 동기? 같은 것이 생겨서
실제로 어느 정도 습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장편, 중편을 필사한 후엔 적어도 단편 분량의 내 글을 하나는 꽤나 쉽게 쓸 수 있음.
사실 저것보다 나에게 더 값졌던 건 그 작가를 이해하는 깊이가 대단히 깊어졌다는 수확이었음.
끝.
중요한 거 빼먹을 뻔 했네ㅋㅋ 워드로 하는 것도 중요함. 방점은 글씨를 옮겨적는 게 아니라, 글을 쓰는 과정을 내재화해서 체험하는데 있으니까.
념글도 그렇고 이런 건 필사의 본래 의미랑 거리가 먼것 같지만, 이런 목적의 필사라면 벤저민 프랭클린 식으로 요약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다시 써보고 원래의 글이랑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거임. 사람은 하던대로 하려는 관성이 있어서 새로운 지식을 배워도 기존 지식과 잘 통합시키지 않으면 금세 학습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농담인지 진심으로 하는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요약이나 감상을 작성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고 일률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기 힘듬. 그리고 나는 선 읽기(요약) 후 쓰기(재구성, 감상)를 말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을 모방하더라도 자신의 글과 비교하고 통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임.
비문학 필사에 어울리는 방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