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읽다가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의 독특한 설정에 관심생겨서 하나씩 도장깨기 하다가 좋아하게 된 작가.
일단 한국소설 읽다보면 왠지 슬금슬금 기어오는 우울함, 무력감 같은거 있는데 윤고은 소설엔 그런거 없이 대부분 작품들이 유쾌해서 좋았고, 엉뚱한 상상에 기반한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써나가는데, SF에 등장하는 상상력은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아직은 불가능한 그런 소재들이라 저 멀리 떨어져있는 진짜 머릿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상이라면, 윤고은 소설에 나오는 상상력은 이거 분명 실제 존재하지 않는 소재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에 이런게 있다고 해도 뭐 딱히 크게 이상하거나 말이 안되게 느껴지는건 또 아니라서 현실과 SF적인 상상 그 중간쯤에 위치한 상상이랄까... 말이 되는 설명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설정과 소품들이 소설에 바탕이 되어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처음 읽었던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에서는 평양의 아파트를 한국에서 분양모집한다거나 , <프레디의 사생아>에서는 프레디머큐리가 살던 집에 들어가 살게되는 주인공이라던가, 또 <1인용식탁>에서는 혼자 밥먹는 법을 가르치는 학원이 나온다거나 하는식. 일종의 '윤고은식 유니버스'라고 부르면 오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작은 상상력이 추가된 소재들이 만드는 매력있는 소설들이 많아서 좋아함. 에이 이런게 어딨어 싶은데 또 막상 이런게 있다 하더라도 뭐 그럭저럭 괜찮을것 같은거지.
EBS라디오 진행이나 이전 팟캐스트, 혹은 SNS로 짐작해 보건대, 성격 자체가 긍정적이고 유쾌한 분인것 같고 아마 이런게 소설에 묻어 나오는 거라고 추측. 물론 나쁘게 말하면 작품들도 진지하다기 보단 살짝 가볍게 읽히는 걸 수도 있는데 요즘 과하다 싶게 유행하는 페미니즘이나 퀴어 성향이 드러나는 작품도 (적어도 내가 보는 한) 없어서 편하기도 함. 이번 산문집의 경우는 모두에게 재밌을 지는 살짝 의문이긴 하지만, 그냥 일상에서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그거 가지고 윤고은 식으로 기발하고 소소하게 풀어냈을 것 같아서 그냥 윤고은 소설 좋아하고 재밌게 읽은 팬 레벨에서는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거 같음.
윤고은 작품 좋아하는 사람들 있으면 생각 들어보고 싶어서 주저리주저리 써봄.
밤의 여행자들 좋게 읽었는데 다른 작품들도 비슷함?
(내가 장편보단 단편을 더 선호하긴 하다는 거 감안해줘.) 그래서 윤고은 작품들도 장편들 보다는 단편들이 난 훨 좋았다. 최근 단편집 부터 읽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