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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이나 4chan에서 선정한 문학 리스트를 보면 매년 상위권에 들던 작품이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이었음. 원서 커버 보면 알겠지만 색이 강렬해서 눈에 띄기도 했고...'So it goes.'라는 문장이 정말 유명했기에 읽어봐야지 하다가 지난주부터 짬짬이 읽고 오늘 끝마쳤음. 느낀 점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자 함.
1. 제5도살장은 비극적인 사건의 묘사를 의도적으로 최소화한다, 생략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예를 들어, 소설 속 주변 인물이 주인공 빌리 필그림에게 전쟁을 묘사해달라 부탁하는 장면에서, 화자는 '빌리 필그림은 그에게 그것을 설명해주었다.'로 묘사를 일갈해버린다.
일반적인 반전(anti-war)물이라면 포화 속 참상을 상세히 묘사하지만 커트 보니것은 정반대로, 간략하게 서술하고 오히려 그 뒤에 이어지는 인물들의 대화와 반응, 후일담 등에 초점을 두어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전쟁의 비극성을 넌지시 보여준다. 유머도 챙기면서. 시니컬한 서술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2. 트랄파마도어인들에게 시간은 그냥 시간이다. 인간만이 시간에 이유를 부여한다. '이 일은 이런 이유로 벌어졌고...'처럼 말이다. 트랄파마도어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은 호박 속에 갇힌 벌레들이다. 시간의 고리에서 풀려나 그곳을 유영하는 외계인들과 달리 인간은 순간에 고정된 채로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의 인간들이 우주에 존재하는 유인 행성 서른한 곳(트랄파마도어인들의 조사 결과) 중 유일하게 자유의지를 이야기한다. 호박 속의 벌레가 말이다.
2-1. 주인공 빌리 필그림은 시간에서 풀려나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과거는 현재가 되고, 미래는 과거가 되고, 현재는 미래가 되는 둥 기이한 경험을 한다. 왜 작가는 빌리를 시간으로부터 풀어주었을까?
시간의 자유로움은 전쟁 그 자체를 매우 허무하게 만든다. 빌리 필그림은 눈을 한 번 감았다 뜬 것만으로 평화로운 시절에 되돌아가거나, 전쟁 후유증을 품은 채 살아가는 미래를 미리 경험한다. 빌리 필그림은 무작위로 과거, 현재, 미래로 이동한다. 미래, 과거, 과거, 현재, 미래, 현재, 과거...점점 진행되면서 어느 순간이 '현재'인지조차 잊힌다. 마치 트랄파마도어인들처럼 말이다. 독자는 트랄파마도어인들이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해 인간 동물원을 구경하듯, 빌리 필그림의 삶의 각 순간들을 읽으며 그 순간들을 비교하고, 이를 통해 전쟁이 얼마나 허무했는지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알아간다.
3. 빌리는 평화롭게 보이는 트랄파마도어인들을 부러워하지만 그들도 실은 이전에 전쟁을 치뤘고 전쟁은 어쩔 수 없었다고 알려준다. 시간을 록키산맥처럼 늘어놓은 트랄파마도어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록키 산맥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끊임없이 시간 여행을 하여 자기 삶의 안온한 순간을 목격하는 빌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커트 보니것이 제5도살장 소설에서 그려낸 그만의, 빌리 필그림을 위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4. 빌리 필그림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 후, 민간인으로 살아가다 비행기 사고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다. 빌리 필그림은 병상에 누운 채 전쟁과 관련된 착란을 겪고 있고, 옆 침대에는 공군 예비군 퇴역 준장이 23살 부인을 앉히고 트루먼 대통령이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후 발표한 설명문을 그 대신 읽게 한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글을 읽는다 해도 그 의미를 모른다. 그런 그녀의 입에서 트루먼의 말이 쏟아진다. 미국은 강력한 원자탄을 얻었고, 더 빠른 속도로 일본의 생산 시설을 말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는 파괴력의 혁명적인 증대라고. 전쟁 후유증을 겪는 환자 옆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가 의미도 모르는 성명문을 읽는 상황 속에서, 성명문 속 단어는 더욱 폭력적으로 비친다.
5. 제5도살장은 반전(anti-war)물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소설 곳곳에, 마치 드레스덴 폭격처럼 쏟아진다. 물론 미사일이 아니라 유머라는 용기에 담은 채로. 그 용기의 끄트머리가 부딪혀 터질 때 하나의 문장이 튀어나오는데, 그것이 이 소설의 시그니쳐인 'So it goes.'다. 현재 다소 불행한 상황에 놓인(트랄파마도어인들의 시각이 곁들어진) 죽은 자들을 바라보는 커트 보니것의 휴머니즘적인 시선이자 위로이다.
6. 지지배배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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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잘한듯
오.....왠만한 해설보다 잘썼다, 잘봤어
So it goes - dc App
일갈이 아니라 일축 아님?? 일갈은 큰 소리로 한번 크게 꾸짖다인데.. - dc App
컴터로 쓴 거라 고치기 귀찮음..커트 보니것 옹의 꾸중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자
뭐그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