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대 아쎄이(신병) 시절



실무배치 받자마자 받았던 악기바리.




독서대 아쎄이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실무배치받고나서 선임들앞에서 외국 고전이나 겉절이와 묵은지, 비문학까지 그냥 손에잡고 이해할새도없이 악으로 몇권씩 외워야 한다.





철모르던 아쎄이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임들 앞에서 각종 도서들을 거의 일곱권을 외워야했고




까끌까끌한 책 장을 허겁지겁 물도없이 계속 넘기느라 손끝이 베여서 계속 아렸다




세 권째 읽는데 목구멍에 뻑뻑한 파스텔 에세이가 확 느껴지면서



병렬독서한 겉절이와 비문학들이 속에서부터 헷갈렸다





발로쓴 것 같은 파스텔에세이를 손에 들고 얼굴이벌게져서 있는데



황근출사서님이 호랑이처럼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머리속에머물러있던 온갖 책들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나는그날 황근출사서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끝나고



황근출사서님이 바닥에흩어진 파스텔에세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외워라"



"니가 선택해서 온 독서대다. 악으로 외워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파스텔에세이들을 주워읽었고





황근출사서님의 감독 하에 겉절이와 자계서까지 전부 외웠다.




그날 밤에 황근출사서님이 나를 불렀다




도서대출증 두개를 들고 한장을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니 책을 아무도 대신 읽어주지 않는다. 여기는 너희 집이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독서대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외우라 한거다."




"명심해라. 독서병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도끼나 똘이를 읽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을을 깨달았다. 나 그날 파스텔에세이 몇권에 독서병정신을 배웠고 독서병정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