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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판형을 기준으로 1000페이지 가량 되는 꽤 긴 소설이다. 

그리고 잘 알고 있다시피 홀로코스트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단순하게 홀로코스트만을 다루고 있는 소설은 아니었다.

물론 당시 아우슈비츠의 지옥도를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뒤섞어서 꽤나 정밀하게 그려낸 작품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말고도

누구보다 야망을 컸던 젊은 소설가가 처녀작을 완성하기 위해서 어떤 고군분투를 했는지,

사실 야망만 클 뿐, 촌뜨기에 불과한 젊은 소설가가 여자들에게 농락당하면서 연애에 실패하는지,

그리고 아우슈비츠의 희생자이면서도 나치에 부역함으로써 살아남은 "소피"와 

잘생기고 부유하며 재주많고 매력적인 유대인이지만 또한 정신병자이고 마약중독자인 소피의 연인이자 은인인 "네이선"

그리고 소설의 화자이자 네이선을 형처럼 따르면서도 소피를 사랑하는 "스팅고"

이 세명이 펼치는 비극적이고 파멸적인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복잡하고 섬세한, 그리고 충분하게 잘 쓴 소설이지만, 이상하게도 개인적으로는 잘 안 읽히는 소설이었다. 

생각해보면, 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긴장감이 좀 모자랐던거 같다.

혹은 내가 홀로코스트란 주제에 별 감흥이 없거나 말이다. 


갠적으로 그런 단점이 있긴 했지만,

종종 언급되는 성애장면이 꽤나 노골적으로 쓰여져 있으니까

어쩌면 독붕이들 마음에는 들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