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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무명 게임개발 팀의 미스테리 소설을 읽어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특이하게도 게임의 형태이지만, 소설을 읽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게임으로
마치 내가 소설책을 읽는데 분위기에 맞는 사운드를 틀어주는것 같은 게임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소설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미스테리 소설 이야기 한다면서 뜬금없는 소릴 햇는데
결과적으로 이 미스테리 소설은 문학적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는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쓸데없는 내용들이 한가득인데, 저는 이걸 거의 20시간정도 보며 중간에 지루하단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저는 이게 이 소설의 미스테리가 소설의 끝까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소설의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해서 라고 봅니다
소설의 주제가 미스테리를 푸는것으로 목표를 잡았다면, 미스테리가 풀려야 하는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미스테리가 공포, 분위기, 내용전개를 위한 "수단"이 된다면
저는 미스테리가 풀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스테리가 풀리는 순간 작품의 분위기가 확 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3류 작품으로 평가받는 미스테리 공포쪽 소설, 시나리오들은
시작은 공포의 집, 귀신, 괴생명체 이런것으로 시작하지만
후반부 가서는 사실 과학실험의 산물로써 군사실험으로 인해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미스테리였던 소재를 "설명"하려 듭니다
물론 그마저도 현실에 실존하지 않는것이 잇어서 어쩌고...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설명된 것도 아니게 되버리고
미지의 공포였던 공포의집, 귀신, 괴생명체들은 순식간에 작품에서 쩌리가 되어버리고, 그들의 등장은 사소한 일로 바뀌어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전체적인 소설의 분위기도 바뀌고, 독자의 몰입도 깨버리는 상황이 되고 어느순간 흥미가 깨집니다
미스테리에 관해 설명되지 않은 채로 작품이 끝나는 것은 제가 읽었던 것중에 기억나는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이토준지의 공포의 물고기(만화)이고
나머지는 고스트 라디오라는 작품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만화라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토준지의 공포의 물고기는
물고기들이 다리가 생겨 갑자기 지상으로 올라오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공포를 보여주는 만화인데
작중에선 어떠한 이유로, 어떻게 물고기에게 다리가 생기고 지상으로 올라왔는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작중 유일한 설명은 군사적 목적으로 과거에 비슷한 실험이 존재했으나 현재 물고기들에게 다리 역할을 하는것은 접합부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마치 신이 만든듯한 쇳덩이라는 말 뿐입니다
다리가 작동하는것은 설명했으나
어떠한 이유로 물고기에게 다리가 생겼는지는 전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다리가 작동하는것을 설명한 인물이
다리를 모방한 새로운 기계를 만들고
자신의 시체를 그 기계에 태우고 작동시켜
공포와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괴기스러운 장면을 연출합니다
두번째로는 고스트 라디오입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닐 시절, 항상 점심시간마다 도서관에 자주 가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중 하나로
지금도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강렬한 인상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은 라디오 진행자고
주인공이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은 괴기스러우며 비현실적인 경험들을 겪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연을 적어 보내면 주인공이 읽는 방식으로
사연중에는 공사장에서 새벽에 술을 마시며 동료와 일하다 술기운에 동료와 다툰 뒤 동료를 건물에서 밀어서 떨어트려 죽인 후 시체를 시멘트로 덮어서 감춰버린 사람이 보낸 사연이 있습니다
이 살인 이후 입에서 계속해서 그때 마셨던 술과 피의 향이 올라온다고,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시청자는 말합니다
(내용이 틀릴수도 있습니다 읽은지 좀 되서)
물론 이것은 미스테리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사연을 보낸 인물이 거짓말을 한 것일수도 있고, 진짜 살인을 하고 정신적인 압박으로 인해 미쳐버린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사연을 보낸 인물이 어떻다고 단정하는 내용이 소설 속에 들어가 있었다면
이정도로 인상깊게 독자에게 다가올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길게 설명하긴 했으나
실제로 미스테리를 설명한다고 해서 작품에 엄청나게 큰 영향이 있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가 소설의 분위기와 몰입에 집착하는 성격이라 그런것이 좀 크게 다가오는 것이지
정말로 잘 쓴 미스테리 소설은 미스테리가 밝혀져도 소설은 계속해서 재미있습니다
그렇지만 설명해서 단정지어버리게 된다면
더이상 상상할수 없기에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 공포가 사라지게 되고
마음 한켠에 아쉽다는 감정이 남아있는것 뿐이죠
3줄요약
1.미스테리 소설에서 미스테리를 설명하는건 병신짓이다
작품의 분위기가 바뀌어버리고 몰입도 깨져버린다
2. 미스테리를 설명해도 되는건 미스테리를 설명하는것이 주제이고 작품의 목표일 경우
3.이런거에 예민한게 아니면 사실 작품에 그렇게까지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건 아님 개인 취향정도로만 생각해주셈
뭔말인지 알겠고, 어느정도 공감함
글 길게 써본적이 거의 없어서 너무 산만하게 글 쓴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좀 산만하긴 합니다만^^;;;;;
ㅠㅠ
이 글 매우 공감함ㅋㅋㅋㅋ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편인데 설명으로 다 풀리고 나면 다시 읽기 싫어짐
ㄹㅇ 설명으로 다 풀리고 나서 책 한번이라도 덮으면 다시 펴기가 싫어짐...
인정 ㅠㅠㅠㅠㅠ 미스터리가 설명할 수 있을 듯 비쳐오다가 엔딩에서는 다시 미로에 빠져버리면서 끝나는 그런것도 좋은 듯. 미스터리는 결국 미스터리로 끝나야해... 도시괴담 느낌으로 진지하게 쓰는 작가 잏었으면 - dc App
도시괴담같은거도 ㄹㅇ 재밋는데 감성 못살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음 ㅠㅠ
그럼 추리소설들 써도 진상을 밝히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핀천의 승리네♤
미스터리는 중딩때 이후로 딱히 안봐서 러브크래프트 생각나네 나는. 러브크래프트도 미스터리를 설명하지 않고 그냥 주인공이 좆됐다는 식으로 끝내는 일이 많잖아. 사실 설명할 수 없다는게 개념이기도 하고
러브크래프트는 작중 등장인물들이 미지의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동반한 공포라기보단 순수한 공포, 광기에 대한 것이 더 많으니 미스테리적인 요소가 더 적고 순수 공포쪽에 가깝다고 생각함 실제로도 미지의 존재를 설명하는 경우도 많고
그렇지. 그래도 미스터리적인 개념이 없지는 않고, 나는 정통 미스터리 경험이 적어서 대신 꺼내봄. 에리히 잔의 선율 같은 작품은 미스터리로 분류 가능한거 같음
에리히 잔의 선율은 ㅇㅈ이지
그런 경우는 대개 미스터리의 탈을 쓴 다른 장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장르 변용이나 장르변환이 일어난 거로 볼 수 있을 듯. 그냥 미스터리만 기대했던 독자에겐 안 좋을 수 있어도, 통상 미스터리 클리셰에 질렸던 독자에겐 또 다른 신선함일 수도 있고.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미스테리가 주던 분위기를 뛰어넘은 충격을 줄수있는 수단이 될수 있다고 생각함 근데 그런경우가 거의 없어서 아쉬운거
하루키 소설도 비슷한 느낌이란 생각이 드네
이 글보니 조석 조의 영역이 쓰잘데기없는 진화 운운 안했으면 훨씬 괜찮았을듯
굳 - dc App
신비는 풀렸을 때 사라지는 거지만, 한편으로 그 속이 비어있다고 느껴질 때도 맥이 풀려버림. 잘 못 쓴 작품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알맹이 없는 가짜 신비감으로 느껴질 때가 있더라
전에 봤던 떡밥이 생각나네.
https://m.dcinside.com/board/mysterystory/10573
중요한건 사건의 밀도가 끊기지 않고 나아갈수 있느냐라고 봐용. 사건과 긴장이 계속 유지된다면 ㄱㅊ함. 스티븐 킹이 이걸 잘했는데.
스티븐 킹의 작품도 손대보려다가 아직 못읽엇는데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