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I. ‘성석제’, 인간상을 글로써 그려내는 작가
한국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성석제이다. 성석제의 글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글이 ‘재미있게 읽힌다’ 가 아닐까.
사실 고백하자면, 필자는 한국문학에 크게 관심을 쏟는 편은 아니었다. 보통 해외문학이나 일본문학쪽에 관심이 많았기에 한국문학에 조금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개중에는 분명히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는 들어보지 않았는가?
문학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들어봤을 터이고, 어쩌면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이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농촌 사회 속의 가난한 농부 황만근을 중심으로, 그 시대의 시대상과 여러 인간군의 인간상을 풀어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는 당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켜-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33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필자 역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및 ‘내 고운 벗님’ 을 통해 성석제라는 작가를 기억 한 켠에 저장해놓고 있었고, 이후 ‘투명인간’ 이란 책을 추천 받았을 때 ‘성석제’ 세 글자를 보는 순간 기억을 되살일 수 있었다. 제목도 ‘투명인간’ 이라,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은 제목 아닌가. 어느새 나는 책을 펼쳐 한 장 한 장을 넘기고 있었다.
II. 인간 삶의 비극성을 풀어내다, ‘투명인간’
혹시 ‘투명인간’ 이라는 제목을 보고 SF적인 내용을 기대했다면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제목 ‘투명인간’ 이 의미하는 것은 그런 내용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 자신에게 전혀 의미가 없는 삶을 살거나 존재감 없이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계층들을 지칭한다.
‘투명인간’ 에서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의 주체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과해 낸, 지극히 평범한 가족이다. 찢어지는 가난을 필두로 형제자매의 죽음, 가족 구성원들의 희생, 배신과 증오 등 어찌보면 식상하다고 할 수도 있는 소재를 성석제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특히 시대의 생활상을 묘사하여 마치 작품 속에 들어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작품의 백미.
‘투명인간’ 은 특히 성석제 특유의 문장 속에 은은히 녹아들어간 해학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극적 장면들 속에 절묘하게 유쾌와 해락을 불어넣음으로써, 순수한 재미만으로 작품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한편 그러한 해학성을 통해 더더욱 비극적인 삶을 강조함으로써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필자는 작품에 대한 내용을 스포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혹여나 해당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이 배경지식 없이 책을 읽었다가 혼돈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아 사족을 덧붙여보자면, ‘투명인간’ 은 백수, 금희, 명희, 만수, 석수, 옥희 육 남매를 중심으로 삼대의 인생을 읊조리듯 묘사하는데, 각 등장인물이 화자가 되어-즉 계속해서 시점이 바뀌며-삶을 이야기하므로 위에 대한 내용을 파악해야 작품내용의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다양한 각도로 이야기를 묘사하므로 더 신선하고 더 빠져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아닐까.
III. 고구마, 그리고 고구마
고구마라는 말을 들어봤는지.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자가 말한 고구마는 먹는 고구마가 아닌 현대에 들어서며 통용되는 말로 답답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마치 군고구마를 먹을 때 목이 멕혀 답답한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투명인간’ 역시 한 고구마를 자랑한다. 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시점이 바뀌어 가며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은 분명 신선한 내용이지만, 주인공이 계속해서 극적인 비극에 처해지며 이는 ‘작위적이다’ 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의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을 수 없는 이유는 순수한 ‘재미’ 와, 성석제 특유의 현실 묘사가 어우러져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조금은 소름돋는 현실감이 독자를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어쩌면 이것이 제목 ‘투명인간’ 의 의도에 가장 걸맞는 반응일지도..
책의 결말은 이 글에 담지 않겠다. 혹여 책을 읽고싶거나 읽을 예정인 사람이 있을 수 있기에.. 한국문학, 아니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정독해보는게 어떨까.
루팡하면서 쓴 글이라 두서없겠지만
빈약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 환영해용 ^^7
나도 추천 ㅇㅇ 잘쓴책이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