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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읽어왔던 '메이지 ~ 쇼와 시대 초기 여성 화자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일본 근대 소설' 중에서 가장 괜찮았음.
이건 약간 뒷세대 작가인 하야시 후미코의 《방랑기》를 떠올려보니 분명해지더라구. 물론 각각 단편과 장편이라는 차이를 감안해야겠지만 《방랑기》는 비슷한 서사(방황과 궁상)의 반복으로 후반에 들어가면 이번에도 그런 얘기겠거니 하고 별 기대없이 게으르게 읽게 되더라구.
《키 재기》는 단편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몇십 페이지 안에서 밀도 있게 전개되고 있어서 집중 빡하고 읽게 되더라. 막부가 해체되고 근대 국민국가가 들어서는 과도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어.
본작의 작가는 한때 5,000엔권 지폐 도안의 주인공이기도 했었지. 일본 여행할 때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작품을 직접 읽어보니 올라갈법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최소한 신사임당 보다는 나은 듯.
다음에 읽을 통근길 문학은 레마르크의 《개선문》이야.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읽으며 군 복무 시절을 떠올렸고《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지독한 씁쓸함을 느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어떤 감정을 맛볼 수 있을지 기대가 돼.
칼바도스맛이지
오 읽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