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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코스키의 책을 읽을 때는 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다. 부코스키가 쓰는 단어는 1,000개 정도밖에 되지 않고, 초등학생 정도면 알아먹을 만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놀라운건 그 단어들로 세상에 보지 못했던 문장들을 뿌려댄다는 거다.  내가 알던 단어들은 부코스키의 문장 속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부코스키는 작가로 성공하기 전에 경마장을, 일용직 잡부, 우체부를 전전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시를 썼다. 그의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시궁창 안에서 시궁창의 일들을 썼다. 시궁창안에서 머리위에서 떨어지는 한줄기 빛과도 같은 희망에 대해 쓴게 아니었다. 구원을 받고자 하는 자들은 대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하기 마련이다. 부코스키는 머리위에서 구원을 찾지 않았다.

 

‘세상에는 전문적인 영혼 구원자와 지식인이 있습니다. 표준적 공식에 따라 행동하고, 그리하여 오로지 표준적인 방식으로만 구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그건 결국 전혀 구원받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이 가끔 묻습니다. “어째서 술을 마시고 경마장에 가죠?”내가 한 달 동안 방안에 처박혀 벽만 바라보고 있는 게 그 사람들에게는 훨씬 말이 되는 거예요.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건 난 벌써 이렇게 해봤다는 겁니다.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건 내가 배 속에서 딱딱한 빵과 단어의 웅성임을 듣지 못하면 나는 끝장이란 겁니다.’ ( P.103 , 글쓰기에 대하여, 찰스 부코스키)


부코스키는 배속에 들어있는 술과 단어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들은 그를 살게했고, 백혈병에 걸려 죽을 때까지도 그것들의 힘을 빌려 글을 썼다. 


<글쓰기에 대하여>는 그가 평생동안 출판사 편집자들과 나누었던 편지들을 모은 책이다. 원서는 2014년에 출판됐다. 부코스키의 팬이라면 그의 20대부터 70대의 편지들을 보면서 꽤나 즐거워할 수 있다. 다만, 부코스키의 팬이 아니라면 <우체국>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