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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읽은 다음에

몇 주 뒤에 도서관 가서 해변의 카프카 대출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분량이 많아서 반납일 되기 전에 하편을 이틀 몰아서 다 읽음

태엽 감는 새도 그렇고, 다른 하루키 작품 때도 느꼈지만

하루키 작품은 뭔가.. 뭔가스러운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개념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어김없이 그런 '뭔가.. 뭔가 있음...'하는 게 나오긴 했는데

태엽 감는 새랑 다르게 비교적, 그런 뭔지 모를 것들이 적당히 나와서

적어도 느낌적인 느낌으론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었음

특히나 15살 소년이 가출해서 모르는 지역에서 낯선 사람하고 만나는 장면은

작품에서도 강조된 '터프함'이 짙게 묻어나서 

적어도 상편 초중반 읽을 때는 청소년 성장드라마 보는 것처럼 진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음

특히 사쿠라가 대ㄸ해주는 장면은.. ㅗㅜㅑ.. 떡신도 아니고 그냥 대ㄸ만 해주는데도 이상야릇하게 꼴리더라

헤으응.. 사쿠라 눈나...

나키타(맞나?) 상 시점도 초중반엔 그럭저럭 읽히다가

주인공 쪽하고 본격적으로 엮이는 시점에선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음

특히 호시노 군은 하편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합류하는데, 진짜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가 그런지 제일 정감이 가더라

반면에 주인공은.. 뭐랄까 분명 초중반에는 15살 소년답지 않은 터프함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중후반가면 그 터프함이 도를 넘어서서.. 그냥 까놓고 말해서 미친놈으로밖에 안 보였음

처음엔 "아 15살이면 유령인지 생령인지 보고 반하고,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아줌마보고 엄마라고 할 수 있지 아 ㅋㅋ"

하면서 넘겼는데

몇 장 넘어가니까 지 엄마일지도 모르는 사에키 상한테

"저 그쪽이 엄마인 것도 알고 저를 내다버린 것도 알지만 전 당신을 연인으로서 사랑하고 당신이랑 ㅅㅅ하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는 거보고 혼자 헛웃음지으며 개쪼겠음

아니 씨발.. 1Q84에서 다 큰 청년이 10대 소녀 키잡하는 것도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원격 텔레파시 임신 시키는 것도

태엽 감는 새에서 '정신의 매춘부' 이ㅈㄹ하는 것도

노르웨이의 숲에서 역키잡 레즈 ㄱㄱ물 찍는 것도

흐헤헿 암튼 꼴리면 그걸로 된 거양 하면서 어떻게든 뇌 빼고 읽었는데

자기 엄마랑 하는 건 씨발... 이건 진짜 너무하지 않냐고...

거기다가 나중엔 꿈에서 자기 누나까지 ㄱㄱ하는데

아니 이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니 부모를 향한 애정결핍이니 환생이니 뭐니

읽은 후에는 그렇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게 가능하겠지만

읽는 동안에는 맥주 한캔 빨지 않고서는 도저히 읽지 못할 만큼

주인공 행동이 너무 정신 나가서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음

거기다가 갑자기 중년 여자 둘이 와서

"여기 완전 성차별적인 도서관이잖아욧! 이런 곳에서 일하는 당신도 성차별적인 남성이에욧!" 하는 것도 뜬금 없는데

도서관 사서인 오시마 상이 "전 여자이면서 게이니까 당신 말은 논리적으로 틀렸습니다"

하는 장면은.. 어....

어휘력이 딸려서 뭐라 자세하게 설명 못하겠는데, 한 마디로 ㅈ같았음

갑자기 개뜬금포로? 어? 씨발? ㅋㅋㅋㅋㅋ하는 생각이 그 장면 읽는 내내 떠나질 않음

그리고 이제 하편 들어가면 주인공이 오시마하고 주로 대화 나누는데

대화 내용 전반이 현실성이 결여된, 딴 세상 얘기처럼 들려서

오히려 나키타하고 호시노 둘 대화가 더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지더라

오시마하고 대화하는 장면은.. 진짜 단어 하나하나가 전부 추상적이라

주인공이 사쿠라한테 전화 거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가끔은 현실의 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라 말하는 거 보고

작가 님도 알긴 아셨나 보구나.. 그래서 좀 정상적인 사쿠라 눈나하고 대화하는 씬 넣은 거구나.. 하고 생각함

뭐가 됐든 사쿠라 눈나 나왔으니 좋았음 헤으응...

그리고 전설의 '섹스 머신'을 KFC 창립자가 호시노한테 소개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읽으면서 든 생각이 어.. 이거 고소 안 당하나? 였음

물론 진짜 그 할아버지가 진짜 센더스는 아니지만

KFC 창립자 모습을 한 자가 20대 청년한테 섹스머신을 소개해주는 내용이 있는 소설!

이런 건 미국이 아니고선 아슬아슬하지 않나..? 나 KFC 종종 가는데 갈 때마다 이 장면 떠오를 거 같아서 걱정될 정도임

아무튼 이거 외에도 여러 가지 있지만

모바일이라 쓰기도 힘들고 그래서.. 아예 나중에 컴터로 하루키 소설 여태까지 읽은 거 간략하게 감상 써볼 생각

위에서 계속 까댄 느낌이지만

10대 성장물로 보면 나름 읽을 만 하니까, 혹시 안 읽어봤다면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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