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원전으로 읽으면 오독의 위험이 굉장히 큼

먼저 철학자들이 쓰는 어휘도 형태만 같고 그 개념은 굉장히 다른 경우가 많음. 예를 들어 이성이라는 단어도 칸트의 경우에는 순수이성을 세 가지로 분류하면서 좁은 의미의 이성과 넓은 의미의 이성을 구분해서 표현하였는데, 한 철학자의 사상체계에서도 이렇게 맥락상 다양하게 해석되는 어휘가 있을 수 있는데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성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와 똑같이 썼다고 볼 수도 없음.
이를 오독없이 읽기는 그 철학자나 사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고 나서야 가능함.

물론 철학자들이 모두 자기가 어떤 의미와 맥락 상에서 이러한 단어들을 썼는지 따로 서술해놓는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철학서들은 그 저자 본인이 그 시대까지 연구되어 온 것을 바탕으로 그 시대에 함께 살고있는 사람들을 독자로 삼아 쓴 것이기 때문애 그 배경지식이 없으면 오독은 커녕 이해 자체가 안될 수도 있음. 

좀 어려운 걸 가르치는 선생이나 교수들이 가끔 "요건 배웠을테니 넘어가고~"이러는 것처럼 어지간히 친절한 철학자가 아닌 이상 자기자신이나 같은 철학 전공자에게 다 아는 내용을 더 설명하느라 쓸데없이 지면을 낭비할 여유가 있는 철학자는 거의 없음.

특히, 모든 학문은 거의 선행한 것들을 비판하면서 발전해나간다는 점 자체를 고려해야함. 니체니 비트겐슈타인이니, 데카르트니 칸트니 그런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 사상체계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님.

예를 들어 오컴의 유명론을 살펴보면 이데아라는 보편자의 개념을 처음 전개했던 플라톤의 논의부터 시작해서 그 개념을 흡수한 중세신학의 신 개념을 모르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알 수도 없음.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이뤄낸 업적도 17,18세기 합리론과 경험론의 대립과 그 이론들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만 비로소 그 의미와 의의를 이해할 수 있음
이렇게 다른 학문들보다 전체의 학문사적 흐름을 더 잘 파악하고 익혀야지 학습이 가능한 철학을 섣불리 원전부터 읽는 건 매우 위험함. 마치 무협지에서 나오는 주화입마 상태에 빠지는 것처럼 지적 허영헤 찌든 인간이 될 수 있음. 

그래서 일단은 약간의 지적허영을 채우기 위해서라먼 나무위키라도 한번 훑어보는 게 좋음 어지간하면 그정도 내용이어도 남들한테 똑똑해보이긴 충분하니까.
만약 정말 배우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네이버 북캐스트나 유튜브 같은 데에 철학 박사들이 강연 올려놓은 거 보셈. 상당히 전문적이고 심도있음.
그것도 부족하면 대학에서 교양강의로라도 들어보셈. 그게 안된다면 그에 관련된 해설서를 충분히 학습하셈.

그렇게 충분히 학습을 하고 원전을 읽는다면 더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임...

막말로 씹어먹여주는 이유식부터 시작하란 것임

뭐 원전의 참뜻이나 그런 걸 못 느낀다고 할수도 있지만.. 칸트의 서적은 근대 유럽의 독일어를 구사 가능하고 철학을 포함한 상당한 교양을 가진 지식인 식자층을 예상 독자로 쓰여진 책임...굳이 칸트가 그걸 의도 안했어도 본인의 시각에서 아무리 쉽게 설명해봤자 21세기 한국의 서민들인 우리에겐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
플라톤 대화록도 마찬가지로 그 당시 그리스의 사회상이나 생활수준 등의 배경지식을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고...

뭐... 애초에 이런 논의도 그 나라 언어를 독파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거지만...

그래서 내가 리딩으로 리드하라 라는 책이 내키지 않는게.. 거기 있는 걸 다 읽으려면 십수가지 언어를 그 나라 지식인 급으로 구사해야하는데 그중 하나라도 원어로 읽고 이해하고 체화하는데만 몇년이 걸리는데 그걸 다 읽었다? 그게 말이 안됨 그게 된다면 이지성이란 사람이 존 스튜어트 밀 정도되는 천재로 유명해졌겠지...

뭐... 그냥 시험기간에 잠도 안오고 해서 써봄 중학생 때 자주 들렀던 곳에 오랜만에 다시 글 써보니 뭔가 기분도 이상하고... 그냥 별생각 없이 병신새끼가 쉐도우복싱하나보다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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