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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작품 목록(총집편에 링크 연결)
우럭 한 점 우주의 맛(박상영)
공의 기원(김희선)
시간의 궤적(백수린)
넌 쉽게 말했지만(이주란)
우리들(정영수)
데이 포 나이트(김봉곤)
하긴(이미상)
-
사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죠
착각일 수도 있고요
그럼 뭐 어때요? 그렇게 믿는데.
한줄요약
제멋대로 구성하기, 제멋대로 믿기, 그리고 아이러니한 고증
젊작상 두 번째 단편, 공의 기원이다.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한 탓인지 공의 기원에서 공을 공(空)으로 생각해서 어떤 철학적인 걸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냈을까-라고 생각했다. 한국현대문학에 대한 묘한 편견이 형성됐다는 걸 새삼 느낀 대목이었다. 물론 다행히(?) 공은 축구공이었고, 말 그대로 축구공의 기원을 재치있게 풀어내는 게 내용의 전부다. 어렵지도 않고, 마냥 지루하지만도 않다.
해설에서는 1882년 인천 제물포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생기는 시공간의 특성(개화기와 일제의 침탈 시작)을 한 개인의 일생과 아이러니하게 맞물리게 했고, 기타 등등의 내가 발견하지 못한 지점들을 잘 설명해줬다. 사실 내용이 그렇게 별 게 있는 건 아니라 해설도 언급할 내용은 없다.
중요한 건 기원의 설명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명 기법이다. 공의 기원에서는 역사 다큐멘터리 현장처럼 하나의 일련된 사건을 보여주지 않고, 역사의 공백을 가설과 추론으로 내세운다. 동시에 그런 가정법으로부터 비롯되는 하나의 진실만을 조명하기도 한다. 서술은 어느 하나의 가정법도 지지하지 않는 대신, 그저 이후에 일어난 사실을 담담하게 이어나간다. A가 되었던, B가 되었던, 결과는 C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그게 바로 공의 기원이 가지는 핵심이다. C라는 결과 앞에서 A와 B의 진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 된다. 그말은 즉슨 무얼 믿어도 괜찮다는 뜻이다. 독자는 공이 기원의 설명에서 불투명한 부분은 마음대로 구상할 권리를 얻는다. 어떻게 구상하던 C라는 결과에 도달한다면 A나 B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그게 바로 공의 기원이 제시한 재미다.
그래서 나는 역사적으로 어떻게 얽혀있는지, 축구공 공장이 무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게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해설이 나 대신 집중해줘서 그 부분은 즐겁게 읽고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대상에 비해 선녀작……이라는 뜻이다.
아쉬운 점은 있다. 그렇게 다시 성공한 외국 회사를 어떻게 한국인이 인수할 수 있었는지, 너무 얼렁뚱땅 넘어가버려서 뭔가 싶었고, 문장이 나쁘지 않았지만 한 방 터트리는 맛도, 빌드업이 쌓여서 터지는 맛도 없었다. 마지막에 무인 시스템 자랑할 때 멋진 신세계 언급에는 하마터면 델타와 엡실론 계급 어따 팔아먹고 언급하냐며 진지충이 나올 뻔도 했다. 뭐, 중의적인 거였으니 개그성 태클에 불과했다만.
재밌지만 톡 튀거나 유쾌하게 쭉쭉 뻗어나가진 않는다. 산책하는 느낌이랄까. 시작과 끝은 정해졌지만 그 과정은 가끔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산책로를 걷는 느낌이다. 사실 이런 류의 소설은 전에 한 번 읽은 적이 있다. 듀나의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라는 작품인데, 솔직히 100페이지 넘는 그 중편보다 이 단편이 훨씬 깔끔하고 의도도 잘 살아났다.
듀나의 그 작품은 처음부터 끝이 모호한 상황 가운데 하는 짓이라곤 독자에게 줬던 정보 사실 가짜일 수도 있다고 기만질하는 게 전부라 독자 마음대로 재구성할 의지가 전혀 안 나온다. 재구성할 재료가 많은 것도 아니고.(그 많은 분량이 쓸 데 없는 과거 회상과 기만의 연속이라 이 단편보다 재료가 없다는 게 놀랍긴 하다.)
뭐 하여튼 기승전듀나까기가 됐는데 공의 기원은 괜찮은 작품이었다. 딱 괜찮았다.
갠적으로 이 단편은 좀 많이 지루했음...
역사 재구성에 역동성도 없으니 지루할만 함
김희선은 페르시안 양탄자인지 뭔지가 제일 재밌었음 나는
그건 어디에 있음?
라면의 제왕에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