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만두이미지

여태까지 한국 소설은
대체로 단편만 읽었는데

읽으면서 항상 든 생각이
진짜... 그냥 엄청 피곤함

뭔가 가르치려든다던가, 퀴어 문제라던가
그런 거 전부 떠나서

친구가 술자리에서 한두 시간 내내
자기 힘든 거, 옛날에 있었던 일 같은 거
주저리주저리 얘기하는 느낌이라 피곤함..

예전에 2020 대상 음복 읽었을 때도 느꼈는데
마치 부모가 자식 붙잡아놓고 소주 한 병 깐 다음
자기 남편이랑 친가에서 있었던 일, 그리고 자기가 옛날에 할아버지랑 겪었던 일 맥락도 없이 떠드는 느낌이었고

어떤 소설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똑같은 한국 단편에, 과거 어릴 때 회상하는 내용이었는데
마치 모르는 할아버지가 "나 때는 이런저런 일 있어서 힘들었다."라고 하면서 장황하게 푸는 느낌이었음

내가 여태까지 읽은 한국 단편 소설 중 대부분이 그런 느낌이었어 가지고
도저히 한국 소설에 정감을 못 가졌었는데

방금 서점 갔다가 2021 젊작상이 눈에 띄어서
대상 '그녀는 조명등 아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읽다가
왜 내가 한국 소설을 못 읽는지 확실히 깨닫게 됨

난 다른 사람 이야기 들어주는 거 좋아하는데
최소한 소설 읽을 때는 소설로서, 인터넷 썰이나 취중진담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만들어진 이야기로서 그 내용을 즐기고 싶음..

아는 사람 이야기 듣는 것도 재미없게 풀면 지루한 법인데
아예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 썰을 몇십 페이지 동안 흥미도 갈등도 없게 푸니까

2021 대상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아마 이런 제목이었을 거) 읽다가
도저히 못 참고 절반 쯤에 책 덮어버렸음

그나마 음복은 문체가 ㅈㄴ 단순해서
밋밋한 거랑 별개로 어캐 금방 읽었는데
'그녀 조명'은 문체 자체는 좋은데

그거 때문에 재미도 없는,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흥미도 없는 이야기가 미역처럼 몇 배는 불어나서
그게 오히려 나한테는 단점으로 다가왔었음

고전이라도 그런 썰 푸는 듯한 소설이 없는 건 아닌데
그런 고전은 내가 모르는 세상, 사람과 사회와 문화와 시대를 모두 포함해서 미지의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재미라도 있지

한국 소설은 애초에 내가 한국인이니까
모르는 걸 알아가는 재미..라는 게 있을 수 없음

나도 뭔가 주저리주저리 말했는데
요약하면 한국 소설은 술자리에서 친구가 지 하고픈 얘기만 한두 시간 내내 썰 푸는 느낌이라 싫다는 게
내가 하고픈 이아기임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