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크로키화를 보는듯한 무색무취하고 딱딱한 문체를 가진 작품이라고 느꼈다.(이러한 느낌은 같은 미국소설인 무기여 잘있어라에서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일단은 지루했다. 약간 흑백영화 감성은 느껴졌는데 문제는 내가 그런 감성을 별로 안좋아한다(...)
사실 내용도 완벽하게 이해가 안됐다.(한 번 더 읽으면 이해될 것 같아서 언젠가 재독할 것이다.)데이지가 뭐하는 잉간인지. 누가 누굴 사랑하고 왜그랬는지.
다만 기억나는건 우락부락한 모습으로 그려진 미식축구선수 출신의 주인공 친구 모습이 제일 선명하게 기억날 뿐.(얘도 나쁜놈이었던 것 같은데 뭘 잘못했는지 기억도 안남.) 아니면 호화롭기 그지없는 개츠비의 파티랑 마지막에 정신없던 전개?
4. 무기여 잘있어라
처음에는 섹파랑 인조이하면서 군대의 전형적인 꼴마초들과 어울리는(그 자신도 마초끼가 좀 있던) 미국인 출신 이탈리아군 장교 헨리가 나름 그 인조이의 관계 안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맨 마지막에 죽은 캐서린을 뒤로 하고 바로 나가버리는 모습에서 역시 마초끼는 어디 안가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무겁고 장중했던 그의 마음은 느껴졌지만서도)
마초적인 전개와 서술은 읽으면서 참 못마땅했다. 주인공이라는 헨리와 그 주변인들의 대화에서는 음담패설이 난무하고, 히로인인 캐서린은 능동적인 면모가 거의 없는 캐릭터였다. 좀 세게 말하자면 헨리에게 '난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앵무새 같았다.
그리고 전장에 대한 묘사도 머릿속으로 그려내기 너무 힘들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후반부로 갈수록 애절했던 헨리x캐서린의 사랑은 여운이 길게 남았고(만삭의 캐서린을 조각배에 태우고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밤새 노를 저어 이탈리아-스위스 국경을 넘어가는 호수를 건너던 헨리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참호전으로 대표되는 20세기의 재래식 전쟁의 참상, 그 속의 인간군상에 대한 작가의 심도있는 고찰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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