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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작품 목록(총집편에 링크 연결)
우럭 한 점 우주의 맛(박상영)
공의 기원(김희선)
시간의 궤적(백수린)
넌 쉽게 말했지만(이주란)
우리들(정영수)
데이 포 나이트(김봉곤)
하긴(이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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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지 마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지?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다보면,
그래도-
한줄요약
우울증 자낮녀의 쉽지 않은 일기
이전 리뷰를 정정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의 궤적의 주인공 더러 한심하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편에 그보다 더 한심한 인간이 나올 줄 몰랐다. 한심함에도 밑바닥이 있다는 걸 알려주려는 걸까? 시간의 궤적은 기억에 남는 태클 거리라도 있는데, 이건 뭐……. 인간극장 다큐멘터리도 이것보단 재밌겠다는 생각만 연신 든다. 보고 싶지 않은 일기장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
디씨 밈 중에 ‘쉽지않음’이 떠올랐다. 미용사에게 말 거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과 여기 주인공은 닮은 구석이 많다. 시작부터 자몽청 만드는 걸 실패하면서 이 작품이 쉽지 않다고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들어맞았다. 쉽지 않다.
내용은 그냥 우울증(추정) 앓고 자존감 낮은 여자(주인공)가 직장 때려치고 엄마 집에 얹혀 살면서 있는 일의 연속이다. 일기장이라고 언급했듯, 그냥 일기다. 뭐 했다. 뭔 일이 있었다. 어딜 갔었다. 끝. 그리고 그 내용 대부분에 먹을 게 껴있다. 툭하면 울고, 먹기는 또 계속 먹고, 하는 거 없고, 아파트 단지 초딩들이랑 친해지고……. 정말 쉽지 않다. 진짜 운다는 표현이랑 먹을 거 언급이 이렇게 많은데 그게 또 딱히 중요하다 말하기 힘든 것 같으면서도 이거 말고 언급할 게 별달리 없다는 것도 참…….
해설은 이 주인공을 더러 현대인에 어쩌고 저쩌고 풀이를 해주는데, 결론은 “아무튼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이란 것이다. 그렇게 살지 말란 말을 듣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하는 건 어렵다. 주인공의 행각이 딱히 긍정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과거로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까 좀 긍정적으로 봐야되지 않겠냐는 그런 동정과 위로와 긍정의 시선 듬뿍 담긴 해설이었다. 쉽지 않다. 말이 좋아서 이렇지, 자몽청 만드는 것도 실패해, 세탁조 청소하는 것도 어려워 해, 요리도 엄마 눈치 봐, 툭하면 울어, 애인에겐 자길 견디네 마네 얘기해…….
심지어 나아졌다고 말하는 것도 딱히……. 주인공에게 필요한 건 과거를 끊임없이 상기하며 과거로부터의 극복이 아니라 우울증 치료를 위한 정신과 상담과 운동인 것 같다. 뚱뚱하단 묘사도 껴있던데, 일단 살도 빼고 운동도 하고 체력을 기르면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 깃든다고 과거도 금방 극복될 것 같다. 세상만사가 이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겠지만, 만사에 쉽지 않음을 외치는 주인공의 인생보다야 쉽지 않겠는지.
어쩌면 내가 이 주인공으로 비유되는 ‘현대인’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독자인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음, 그냥 이걸 읽을 바에 죽떡먹이나 읽으라고 하고 싶다. 둘이 비슷하지만 최소한 죽떡먹은 소설 포장은 안 했다. 이런 게 소설로 젊작상을 받다니, 쉽지 않다. 정말로 쉽지 않다. 어려운 걸 보니 젊작상을 받을만 했나보다. 아님 말고.
그리고 인물 이름은 다 M, K, W, C로 표기하는 와중에 정신병원 퇴원한 석기만 이름으로 나와선 주인공에게 그렇게 살지 마 씨팔 하는데, 왜 석기가 정신병원 퇴원한 놈이어야 하는지, 왜 석기가 A나 B, Z도 아닌 석기여야 하는지, 왜 욕까지 덧붙여야 하는지…… 너무 작가가 편하게 설정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석기가 (구)정신병자라서 그렇지 후배한테도 똑같은 소리 들었던 주인공 사는 거 보면……. 인생 반면교사로서는 훌륭한 교보재 같다.
쉽게 말할 만했다. 차라리 치열하게 살려고 했는데 그렇게 살지 말란 말 들으면서 절망과 우울에 휩싸이는 편이 “너는 쉽게 말했지만”에 어울리지 않을까?
이런 캐릭터도 연애를 하는구나.
ㅠㅠㅠㅠㅠㅠㅠ
https://youtu.be/kt1BiEN8b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