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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작품 목록(총집편에 링크 연결)
우럭 한 점 우주의 맛(박상영)
공의 기원(김희선)
시간의 궤적(백수린)
넌 쉽게 말했지만(이주란)
우리들(정영수)
데이 포 나이트(김봉곤)
하긴(이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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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의 이야기도, 너의 이야기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도 될 수 있기에,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닐 수도 있어서,
재해석과 재창조를 반복하는 회상일 뿐이다.
한줄요약
공백의 논리, 불륜이어도 아름다워.
슬슬 젊작상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정영수는 내일의 연인들로 처음 접했고, 2018 젊작상에서도 접해서 익숙했고, 무난하겠거니 싶었다. 음, 무난한 것 같다. 일단은 말이다.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 빼면 말이다. 그래도 그걸 포함하고도 상대적으로 무난했다. 사실 이게 수상작이 아니었다면 내용 때문에 좋게 말해주긴 힘들어도 그럭저럭 얘기했을지 모른다. 애당초 수상작 타이틀 감안하면 지금껏 리뷰한 젊작상 다 까야 마땅할지도 모르겠으나…….
서두가 길다. 각@설하고 내용을 얘기하자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커플에게 책 쓰는데 편집자 역할 좀 맡아달라고 제안 받고, 거기에 승낙해서 글 좀 봐주게 된 ‘나’와 그 커플의 이야기다. 표면상 이렇고, 대체로 나의 회상으로 진행돼 커플들과의 이야기와 전여친과의 회상이 맞물리며 이어진다. 처음에 나는 주인공이 커플과 친해지게 되면서 과거의 실패와 전여친과의 무언가를 해소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나 싶었다.
그런 생각을 빗나간 전개란 점에선 플러스 요소였다. 결과적으로는 커플과 주인공의 사이는 와해됐고, 전여친과 있었던 감정의 응어리는 해소되지 못한 채 끊임없이 회고될 뿐이었다. 문제는 커플과 주인공 사이가 와해된 이유다. 커플은 처음에 완전 성숙한 어른으로서 주인공을 대하고, 그런 모습에 주인공은 커플에게 반하게 됐는데, 알고보니 그런 모습은 불륜이라서 필요 이상으로 과해진 모습이었던 것이다.
지식의 저주처럼 불륜인 걸 알게 된 이상 주인공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불륜이지만 그들이 너무 좋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것도 안 바뀐 척 노력하려 했음에도 셋의 관계는 크게 바뀌었고, 결국 여행 갔다가 불륜남이 다음을 기약하는 말에 불륜이 가지는 한계를 인지하게 된 불륜녀가 가족에게 다 실토하고 그걸 또 불륜남에게도 얘기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깨진다.(그 와중에 불륜녀 남편이 밀회 장소까지 차로 태워다주는 점에서 대단한 양반이겠거니 싶었다.)
사실 불륜 자체는 뭐 그럴 수 있다 치고, 그렇게 성숙해보였던 어른들이 불륜 커플이었단 것도 나쁘게 본 건 아니다. 솔직히 나는 그 자체로의 추구나 미화, 정당화만 아니면 소설에서 뭐가 나오던 상관없단 입장이다.(고등학교 생윤/윤사 기준으로 윤리주의보단 유미주의에 가깝다는 얘기다.) 그래서 불륜인 것까진 웃으며 보다가……. 이 불륜 커플을 굉장히 가련하고 애틋하게, 안타깝다는 듯이 바라보고 응원하던 주인공을 보고 웃지 못하게 됐다.
간통죄 폐지 후에 나온 소설이라 다행이란 생각만 들었다. 작가가 ntr 취향인가 싶기도 하고, 왜 하필 불륜을 이렇게 애절한 사랑인 것처럼 썼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뭐, 다 소설적 장치니 뭐니를 위해서라면 별 말은 없겠다만……. 묘하게 꺼림칙했던 건 어쩔 수 없었다. 뭐 사실 불륜과 불륜 미화는 소설에서 중요한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충격 받아서 그렇지…….
소설에서 중요한 건 이 불륜 커플과의 관계를 통해 주인공이 전여친과의 일을 떠올리고 회상하는 데에 있다. 이 회상은 상당수가 공백으로 채워져있다. 공백으로 채워져있다는 건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더듬다보면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뭐, 바꿔말하면 소설에서 직접 말해주는 게 거의 없어서 답답하다는 뜻이다. 잘 숨겼다기보다는 그냥 어림짐작하라는 듯 비워놨다. 그렇게 회상하던 주인공은 어느새 이 회상이 ‘나’의 이야기인지 전여친의 이야기인지 불륜커플의 이야기인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지 헷갈려하고 그렇게 소설이 끝이 난다.
해설은 대충 이해한대로 요약해보자면 “부재의 논리, 곧 ‘잊으려 할수록 기억하게 된다’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하려는 것들이 오히려 '아무것'이 되어버리는 현상들을 중점으로 과거에 대해 기록하고 쓰는 것이 과거에 대한 재창조(재인식)임을 인식하는 뭐 어쩌고”이다. 교훈이랄만한 게 있다면 과거에 대해 회상하거나 기록하거나 쓰는 건 곧 과거를 불러오는 게 아니라 과거를 재창조하고 재구성하고 재인식하는 과정이기에 매번 새로울 수밖에 없단 것 정도? 근데 이게 소설에서 잘 드러났다고 하기엔 또 뭔가 애매하다. 차라리 이 교훈은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이 더 잘 표현됐나 싶다.
정영수가 만연체라 해서 나름 문장을 유심히 봤는데, 여타 겉절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장이 길긴 했다. 근데 내가 만연체 기준을 위고, 보카치오, 메리 셸리, 포, 쿤데라 기준으로 잡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게 K-만연체라고 하기엔……. 그냥 문장을 억지로 이어붙인 느낌이었다. 조금 더 리듬있게 끊어도 좋았을 텐데.
근데 진짜 겉절이는 더는 문장에 대해 뭐라 말하질 못하겠는게, 감흥이 일어날 만큼 문장력을 보여준 게 가장 최근이 우다영이고, 그외엔 전부 그닥……. 기준치 미달의 문장들이 다 고만고만해 보여서 좋다 나쁘다 얘기를 못하겠다. 심각하게 못 쓰면 그건 또 감흥이 있겠지만(…)
하여튼 벌써 두 개 남았다. 근데 다음이 김봉곤이네…?
화이팅
선발대추
선발대라 하기엔 이미 2년이 넘었는데수웅
내가 안 읽어본 모든 책들을 먼저 읽는 사람들이 선발대지 뭐. 잘 읽었음.
Ntr충은 아니지만 이게 19년 젊작상 중에 소설 구조만 봤을때 가장 흥미로워보임
개인적으로는 공의 기원이 좀 더 흥미로웠는데... 구조로 보면 이것도 나름 흥미로운 구석이...... 음 너무 눈에 안 띄어서 그런가 별로 그런 마음은 안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