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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가 일문학과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은 아니라 그냥 손가는대로 써봄ㅋㅋ 스포있으니까 주의하구!
먼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건강도장은 새 출발을 하는 곳처럼 느껴졌음. 병원이나 요양소 느낌이 좀 덜하더라. 애초에 마사지 단련체조, 뉴스시청 등등, 병원이 아니라, 인큐베이터 느낌임. 출발하기 전 준비하는 곳 같음. 책 등장인물들은 당시로서는 치유하기 어려운 결핵이란 병이 주위에 멤도는 사람들인데 그래서인지 매 일상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죽음에 대한 주인공의 감상이 내 기준으로는 신선하면서도 산뜻했음.
책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남자라는 단어를 등장시킴. 주인공 종다리는 자신은 새로운 남자니까 연연하지 않는다, 여자들 일 신경 안 쓴다 뭐 이런 이야기 자주 등장함 하지만 사람으로서 자기 주위 일에 대해 아예 신경 끌 수는 없다고 생각했음.그래서 초반부에서 종다리가 자신은 기존의 체면치레를 벗고 새로운 남자가 되었다고 했지만, 새로운 남자라는 타이틀은 오히려 종다리의 굴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음그리고 나중에 밝혀지지만 종다리는 사실 다케를 좋아하면서도 계속 마아보를 좋아하는 것처럼 서술(아예 마아보한테 마음이 1도 없었다고는 잘 모르겠음)했는데 역시 종다리의 굴레처럼 느껴졌음.이 밖에도 종다리와 등장인물들이 지고 있는 짐이 소설 속에 존재하는데(건빵의 영어에 대한 허영심과 불안, 종다리의 받은 선물에 대해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하는 마음, 에치고 사자의 시에 대한 고민 등등) 이러한 굴레는 지속적으로 나타나다가 후반부 다케 씨 결혼으로 인해 비로소 벗겨지는 것 같음.
종다리는 다케 씨 결혼한다는 것 듣고 망연자실하는데, 마아보는 이런 종다리 보고 그를 완전히 포기함. 종다리는 이 마아보의 포기한 얼굴을 보고, 사람이 사람을 짓누르던 짐들을 내려놓음으로써 드러나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깨달음. 직후 종다리는 다케 씨의 행복을 빌어줌. 그리고 에치고 사자의 헌신에 대한 연설 듣고 종다리는 비로소 새로운 남자 타이틀을 철회하고, 우리(종다리와 편지 수신인)가 나타나는 곳마다 밝아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됨
다자이는 이 장면을 밝고 경쾌한 어투로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소설 속 종다리가 진정으로 가식을 벗고 자신이 걸음하는 쪽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 믿게 된 거라 생각. 판도라의 상자 속에 무수한 재앙이 있었지만, 사람은 남아있는 희망을 믿듯이 종다리의 이런 태도가 곧 제목과 연결된다고 느꼈음.
그리고 책에는 처음에도 좀 등장하지만 중후반부터 특히 밝고 가벼운 경쾌함으로부터 비롯되는 미가 나타나고, 나중에는 이를 가루미라 개념화해 부름.
결국 다자이가 말하고 싶었던 건 당시에 가져야 할 태도로서 이런 가루미적 모습이 아니었나 싶음재미있었던 건, 책 거의 끝에 갓뽀레가 하이쿠 첨삭을 한다는 서술이 있음. 다자이가 이걸 어떤 의도로 삽입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읽었을 땐, 갓뽀레(하이쿠의 ㅎ도 모름 / 다만 하이쿠 짓는 걸 정말로 좋아하고 책 곳곳에 좀 순수한 면모 보이는 인물)가 첨삭을 한다는 것에 있어 형식과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진실된 마음으로서 이 순간순간을 즐기는 경쾌한 아름다움을 나타내려 한 건 아닐까 싶음.
그리고 마지막 에치고 사자의 연설을 그대로 따옴표로 종다리가 인용했는데, 영화처럼 펼쳐지는 장면이라 마무리가 너무 좋았다고 생각했음
화자는 책의 맨 처음부터 항해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함.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고 나서 항해는 시작되었으며 동시에 시작하고 있는 중이라고 느낌.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소설 등장인물들은 자유 사상은 지배적인 것에 저항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태도라고 말함. 또한 진리로의 추구와 진리의 믿음, 그리고 변화무쌍함을 특징으로 갖는다고 함. 따라서 우리 역시 나날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이야기함.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배가 움직이는 그 순간순간과 건강도장에서의 일상 하나하나가 모두 출항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음. 주인공 종다리도 새로운 태도를 가지게 되고, 에치고 사자도 가쇼 선생으로서 변화함. 뱀밥은 건강도장을 나가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고, 다케는 결혼하며 마아보는 마음을 접음. 그리고 건빵과 벚꽃실 사람들의 관계가 변하고, 갓뽀레는 하이쿠 첨삭을 시작함. 매일매일 작지만 무엇인가가 변화함. 그래서 건강도장은 배가 출발하는 항구이자, 새로움이 성숙하는 인큐베이터같음 따라서 화자 종다리의 항해는 처음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순간 출항하는 배이기도 하다고 느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