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에서 추천받아 읽어 본 책입니다. 인도네시아 작가더군요. 너무 좋아서 공유하고 싶어 추천 리뷰올립니다.
첨부된 사진에 쓰여진 평처럼 이 작품은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이다.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과 그에 영향받은 여타 소설들과 공통점이 많다.
어느 상징적인 한 공간을 무대로 환상적 요소들을 섞어가며 한 가문의 여러 인물들이 역사에 휩쓸리는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폭발시키는
그런 종류의 소설들 있지 않은가.
물론 다른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들도 각자의 개성은 있으나, 이 작품은 특히나 매력적이다.
저자 소개부분에서는 작가의 독서 이력을 자세히 다룬다. 에카 쿠르니아완은 어려서부터 싸구려 무협소설-철학-순문학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 한다.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 작품은 귀신이야기, 로맨스, 무협,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다.
놀랍게도 그 요소들은 각각의 재미가 잘 혼합되어 한 이야기에 적절히 녹아들어가있다.
각 요소가 나타날 때 개별적으로 이색적인 재미를 주나 결코 서사는 중심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피자 위에는 각자의 맛을 가진 여러 토핑들이 있으나 먹으면 조화로운 것처럼? ㅋㅋㅋ
작가의 유머 감각이 상당하다. 이 소설이 흡입력을 가지는 요인들 중 웃음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상당히 비극적임에도, 인물들은 뜬금없이 큰 웃음을 주는 말을 한다.
물론 그 대사들 중 대부분은 블랙코미디적, 풍자적이다. 그 말들은 순간적으로 빵 터뜨리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특히 '데위 아유'는 참으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거부할 수 없는 역사 속 비극적인 사건들에 휩쓸릴 때마다, 데위 아유는 그에 순응하면서도
삐딱하게 바라보는 독특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 태도가 촌철살인식 유머를 가진 대사로 막 쏟아진다. "에휴 슈발 좆같네. 머 어떡해." 이런 느낌.
이는 역사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재밌는 예를 많이 들고 싶지만, 스포가 될 것 같아서 하지 않겠음. 직접 읽어보길.
서사의 구성 측면에서도 참신하다. 한 가문의 긴 이야기이지만, 단순하게 쭉 이어버리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결과부터 보여주며 흥미를 돋군 뒤 원인이 되는 사건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거나,
과감히 필요없는 시간대는 스킵하고,
이 인물 이야기에서 저 인물 이야기로 넘어가며 서사를 다채롭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이 떠오르기도 했다.
매력적인 인물들과 유머, 서사의 이면에는 깊이 있는 주제가 녹아 있다.
작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동체의 비극과 인간의 뼈아픈 감정들을 통찰해냈다. 서사, 감성, 지성 어느 것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이러한 이야기의 전면에 여성들이 나서는데, 그 때문에 여성에 대하여, 여성 시각에서의 역사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다 읽고 나서는 제목이 새롭게 와 닿았다.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 그렇군...
이 정도의 작가가 있는 인도네시아가 부럽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작가가 나왔으면 한다.
내가 댓글로 이 책 추천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많이 읽히기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