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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이니까 도입부는 패스. 에코의 수필이다. 휴가 나온 찰나에 어머니께 문화상품권을 2만원 어치를 받아 오랜만에 오프라인 서점 쇼핑을 가게 됐는데, 거기서 문학을 더 살까 고민하다가……. 수필 쓰는 걸 돕게 된 김에 수필 좀 볼까 싶어 책 보다가 에코의 수필을 보게 됐다. 따지자면 기고문집에 가깝다만. 어쨌건 세상 바보와 미친 세상 중에서 깊은 고민 끝에 이 책을 들게 됐다.
이 책은 잡지에 기고한 성냥갑 칼럼을 주제별로 묶어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낼 생각은 없었기에 7부, 곧 7가지 주제로 나눠 모아놨지만 일관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대체로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에 가깝다. 더 나아가 에코가 정의한 ‘유동 사회’에 어울리는 기고문들을 모아놓은 것이니 큰 틀에서는 일관됐다 볼 수도 있겠다. 어쨌건 한 번에 정독하면서 볼 필요가 없다. 잡지 연재였던 것만큼 하루에 하나씩, 원할 때 발췌독을 하면서 골라 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독서법에선 제법 자유로운 편이다.
에코는 현대 사회를 ‘유동 사회’라고 정의한다. 과연 ㅇㅇ과 통피를 꿰뚫는 선구안을 지닌 이 시대의 진정한 로마인…… 농담이다. 에코가 작고한 지 벌써 5년이 지나고 그의 기고문들은 대개 2000년대 초~2010년 초까지 쓰인 10년 전의 강산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혜안과 통찰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꿰뚫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성냥갑 칼럼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깊게 파고들지 않고 가벼운 분량으로 끝난다. 약간 아쉬운 맛이 자꾸만 감도는 단편충을 보는 느낌이랄까.
유동 사회는 개인이 삶의 기준점을 잃어버린 사회다. 이전까지 인간이 의지해온 모든 것, 신, 이성, 자유, 평등, 진보, 박애, 사랑, 인류, 공동체……. 그것들이 전부 와해되고 부정되고 박살나버려서 자본만이 절대적 가치로 숭상받는 사회다.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그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감수한다. 불륜과 바람 사실을 TV쇼에 드러내거나, 트위터에 아낌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다. 자아의 자립은 본래부터 불가능한 것이니 존립을 위해 어디론가 의탁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유동 사회의 개념을 에코의 모든 기고문에서 다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개념은 앞에서만 나오고 이후엔 그저 그 주제에 맞춰 다른 기고문들을 모아놓은 것에 가깝다. 그러니 기고문에 대한 해석과 이해도 전부 유동 사회에 맞출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저장 매체에 대해서 책의 수명보다 디지털 저장 매체의 수명이 더 짧고 확인할 수 없으며, 책은 보존의 목적을, 디지털 매체는 확산의 목적을 띈다는 기고문은 유동 사회와 관련없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물론 하나하나가 전부 파고들면 깊게 사색할 만한 것이겠다만!
길게 떠들고야 싶다만 그랬다간 이 책에 대해 지엽적으로 파고드는 꼴이 되는 것 같아서 줄이겠다. 에코의 지성과 해학, 그리고 통찰을 소소하게 느끼기에 정말 좋다. 나는 이 책 덕에 에코의 다른 수필도 관심이 생겼고……. 덕에 수필 리뷰도 꽤 늘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한참 문학 리뷰한 뒤에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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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팬심】이라는 것이다.
사실 내 생각이랑 일치하는 바도 없잖아 있어서 그랬음. pc까는 건 좀 좋더라
말하다보니 생각났는데 비문학충 까는 것도 좋았음
그건 예전에 테드에서 언어의 변화와 관련해 늘상 아랫세대는 문장력(을 포함한 글쓰기 능력)이 형편없다고 까는 게 세대마다 반복되는 일이라고 하는 거 보고 에코도 어쩔 수 없구나 싶었음.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발휘한 에코도 시대에 속한 아이러니... 이건 귀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