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은하영웅전설이 딱 그런 책이었다
지금 읽으라면 유치한 전략 전술(3차원 공간에서 평면 전투를 하고 있는 우주전이라거나, 지나치게 멍청한 상대방이라거나)과 작가의 사상이 가득찬 정치물이라 아마 감명깊게 읽지는 못했을 거다. 추억보정으로 아직도 재미는 느낀다만.
내가 이 책을 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고, 그때까지 국가에 대한 충성과 소속감을 당연히 여기던 나에게 '양 웬리'라는 인물상은 큰 충격을 주었다.
국가보다 인민이 먼저라는 것, 국가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강렬하게 전달해준 인물이었고, '국뽕(그땐 그런 말도 없었지만)' 세뇌에서 강렬한 충격을 받고 빠져나온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반대편에 선 라인하르트가 철저히 자신만의 정의에 충실한 인물이라면, 양 웬리의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이 중학생이었던 나에겐 더 감명깊고 공감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 시기에 은하영웅전설을 접했기에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소설로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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