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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팬이 되어 버렸어
하... 말도 안되게 좋아
예술이, 소설이 다양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걸까
사람들은 말도 안되게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된 것을 찾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완전히 겹쳐진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고, 어쩌면 더욱 깊은 탐구로 우리를 이끌지도 모르니까.

보통은 고전만 읽었는데, 내가 고전들 속에서도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소설들은 따로 정해져 있었고, 평론가들의 점수 같은건 그저 참고에 지나지 않았었으니까.
모든 예술은 예술 그자체의 발전이나 가치를 위해 존재한다기 보단
결국 그걸 향유하는 인간을 위한 것이겠지. 그 감상이 이루어진 개개인의 순간 순간을 위한 것이겠지.

밤의 징조와 연인들을 읽으면서 살짝 울컥했다. 석이랑 이수 둘 모두에게서 내 모습이 보여서. 이 글을 쓴 사람이 그들을 다루는 시선도 내것과 비슷한 것 같아서 안정되고 편안하게 읽혔어. 우리의 삶을 지나가는 무수한 징조들은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겠지. 우리는 알 수도 없는 파도를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다 사라지는 존재인거야. 우리 삶에 가득한 우연들과 운명같은 우연들의 이유는 알아낼 수 없는 거야.가끔 우리는 다른 누군가와 나아갈 방향이 같을 거라고, 그 속도도 같을 거라고 믿게 되는 순간을 맞이 할지도 몰라. 그 사랑이 스쳐 지나가는 것일지라도 그 순간이 존재한다는 게 중요한 걸까. 아니면 그 순간조차도 의미가 없는 걸까.

어쩌면 이 모든 삶이 끝날 무렵에 앨리스의 기나긴 꿈처럼 인생을 잊어버리듯이 깨어날 지도 몰라. 우주 너머의 머나먼 곳에서 일어났을 수많은 선택을 단순간에 깨달아 버리듯이.

아무튼 좋았네요. 앨리스만 읽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해. 역시 밤의 징조부터인가 보다. 나는 앨리스부터 읽어도 너무 좋았지만. (밤의 징조는 앨리스에 나오는 수많은 단편들에 대한 일종의 제시문 같아. 알고 읽으면 더욱 많은게 보일 것 같다)